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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금융투자회사의 해외진출과 국제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코로나19 이후 ‘집콕문화’ 발달로 반려식물을 키우는 ‘식집사’가 인기다. 식물을 구입해 작은 플라스틱 화분에서 키우다 보면 뿌리가 썩고 흙이 굳는 안타까운 상황에 부딪히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분갈이’다. 영양제를 줘도 토양이 산성화돼 식물이 자랄 수 없는 환경이 되기 때문에 더 넓고 먹거리가 풍부한 곳에 이주시키는 분갈이는 식집사의 매우 중요한 의무이다.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국내를 넘어 더 넓은 세계로 꾸준히 ‘분갈이’ 해왔던 금융투자회사들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1984년 단순 연락 사무소에서 출발한 금융투자 업계의 해외 진출은 현재 15개국 100여 개가 넘는 현지법인으로 확장돼 외화 수익 창출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2023년 말 기준 14개 회사가 63개 현지법인을 15개국에서 운영 중이다. 베트남·인도네시아와 같은 동남아 신흥시장 외에도 금융 선진국인 미국·영국 등 균형 있게 진출했다.

이런 노력으로 2018년 5조 원이었던 해외 현지법인들의 자기자본 규모는 2023년 2배로 성장했고 당기순이익도 2022년의 부진을 딛고 2023년 1814억 원을 기록했다. 일부 증권사는 당기순이익의 10~15%를 해외법인을 통해 확보, 금융 산업이 내수산업을 넘어 수출 산업으로 변모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진출한 모든 증권사가 순이익을 기록하며 현지 사업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베트남을 거점으로 동남아에서 성장을 꾀하며 빠르게 증가하는 동남아 금융 인구를 포착해 소셜트레이딩 플랫폼, 초보 투자자 교육 앱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 현지 투자자에게 친숙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협회도 회원사를 전폭 지원하기 위해 최근 베트남증권위원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외 진출 회사들이 겪는 애로 사항을 감독 당국에 적시 전달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한 실질적인 지원사격의 예다.

‘넥스트 차이나’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도 앞으로 회원사가 해외 진출의 성공 사례로 만들어갈 수 있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인도의 해외 금융거래 경제특구인 ‘GIFT CITY’를 관장하는 인도 당국 수장이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해 협회와 공동으로 투자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으며 우리 회원사의 반응도 뜨거웠다.

정부도 적극적이다. 금융위원회는 올 4월 미래 대응 금융 태스크포스(TF)를 발족,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 지원을 위해 해외 금융 당국과의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아울러 금융기관 해외 진출 관련 보고 절차 및 심사 기한 개선, 해외 금융회사 인수합병(M&A) 시 순자본비율(NCR) 규제, 해외 송금 업무 한도 폐지 등 외환 규제 합리화까지 추진된다면 정부가 ‘분갈이’된 화분에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영양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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