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하면서 엔화 가치가 153엔대까지 올랐다. 미국 금리 인하에 긍정적인 재료가 발표되면서 미·일 금리 차 축소 기대감도 커졌기 때문이다. 지금의 엔화 가치 약세(엔·달러 환율 상승)가 미·일 금리 차를 겨냥한 달러 매수·엔화 매도에 따른 것인 만큼 미국의 금리 인하는 추가 금리 인상을 저울질하는 일본은행의 움직임과 맞물려 ‘엔고’의 재료가 된다.
16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환율은 153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4월 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3%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밑돌면서 시장에서는 ‘과열된 미국 경기가 둔화되기 시작했다’는 기대감이 퍼졌다. 4월 소매판매는 직전 3월에서 변동이 없어 보합을 나타냈다. 이는 전월 대비 0.4% 증가를 예상한 시장 전망을 밑도는 것이다.
엔·달러 환율은 일본시각으로 15일 오후 9시 반, CPI 발표 직전까지 155엔대 후반에서 움직였다. 이후 수치가 발표되자 환율은 달러당 154엔 후반으로 ‘엔고’ 전환했고, 16일에도 엔고·달러 약세가 가속화했다. 이구치 게이치 리소나홀딩스 시니어 전략가는 “이번 주 최대 관심사던 CPI와 소매판매가 예상을 밑돌면서 인플레이션 진정 재료를 기다리던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며 “달러가 팔리기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번 결과만으로 미 경제의 감속을 바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져 엔·달러 환율 추이 구간의 평가 절하(엔고)가 서서히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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