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7개월여 만에 비외교 단독 일정에 복귀했다. 외교 일정에서 윤 대통령과 배석해 일정을 함께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생태계 보호 등 평소 김 여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알리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향후 활동 반경을 어디까지 넓힐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5일 오후 용산어린이정원에서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지역의 어린이들과 함께 환경부가 주관하는 ‘어린이 환경・생태 교육관’ 개관식을 참관했다. 김 여사는 서울 동작구 흑석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40여분간 교육관을 살펴봤다.
김 여사는 교육관 개관을 축하하는 의미로 지난해 7월 제인 구달 박사의 한국 방문 기념으로 심었던 산사나무에 물을 주고 종이에 꽃씨를 붙인 ‘친환경 꽃씨 종이비행기’를 날리기 활동을 했다.
김 여사는 또 아이들과 교육관 내 마련된 제인 구달 특별관을 방문했다. 제인 구달 박사는 앞서 김 여사를 만난 자리에서 미래세대 아이들에게 숲 가꾸기와 분리수거 배출 등 일상생활 속에서 환경 보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교육하고 알려주는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김 여사는 제인 구달 박사가 당시 언급했던 “나무가 살아있어 나뭇잎이 산소를 만들고 그것으로 우리가 호흡하니 나뭇잎에 입을 맞추면 생명이 서로 연결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말을 아이들과 함께 되새겼다.
김 여사는 또 아이들이 생명을 보호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도록 반려견 새롬이와 구조된 유기묘가 출산한 아기 고양이 3마리를 아이들에게 소개했다.
김 여사는 “유기묘나 유기견을 보호하는 것도 생태계를 보호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며 생명의 소중함을 지키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 나눴다. 김 여사는 새롬이, 아기고양이들과 헤어지는 것을 매우 아쉬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교육관 관람을 마친 후에도 10여 분 넘게 교육관 앞마당에 머물며 아이들이 새롬이와 고양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날 행사에는 탄소중립 시범학교로 지정된 초등학교의 학생 12명을 비롯해 한화진 환경부 장관,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 등이 참석했다. 교육관은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 30분까지 무료로 관람(매주 월요일 및 공휴일 휴관)할 수 있다.
한편 김건희 여사가 외교 일정이 아닌 단독 행사에 참석한 것은 지난해 11월 한센병 환자 정착촌인 전남 고흥의 소록도를 방문해 환자들을 위로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순방 일정 이후 공개 일정을 중단했다. 이후 지난달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정상회담 공식 오찬에 배석하며 외교 일정으로 복귀한 바 있다.
김 여사는 이달 3일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공식 만찬 행사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아프리카 정상들을 맞이했다. 만찬장에서도 윤 대통령 옆에 배석했다. 또 4일에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참석 배우자들을 대상으로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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