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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코로나 피해 왔던 한국…원격 경영으로 위성 충돌 회피 서비스

다니엘 루케나(Daniele Luchena) 아르카 다이내믹스 대표

2021년 한국 정착, 셔틀 경영 통해 기술 상용화

위성에 카메라 달아 위성·우주쓰레기들 위치 감시

1년 365일 아무 때나 감시 가능…지난달 서비스  

2016년 창업 뒤 유럽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덕

빠른 기술 발전·우주산업 성장 한국에 매력 느껴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시장 커져…유럽도 공략

“상업·안보 위성 안전·안보 위해 스페이스 맵 제공”  

이탈리아의 다니엘 루케나(Daniele Luchena) 아르카 다이내믹스 대표가 1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원격·셔틀 경영을 하는 배경과 최근 개시한 위성 충돌 회피 서비스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컨텍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이 약 1만 개에 달하면서 위성 간 충돌 방지와 감시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주 쓰레기까지 확대해서 보면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1억 3000만 개(1㎜ 이상)를 훌쩍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지상 1500km 이하 저궤도를 순회하는 위성의 경우 안정적으로 돌려면 지구 탈출속도인 시속 2만 8440km의 빠른 속도로 공전해야 한다. 1초당 무려 7.9km를 날아가는 셈이다. 우주 쓰레기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우주기구와 위성 운용기관, 회사에 위성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 위성 위치 지도(Space Map)를 제시하는 이탈리아의 우주 상황 인식 스타트업이 있다. 특히 이 회사의 대표는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을 피해 한국에 이주한 뒤 원격 경영을 지속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탈리아의 다니엘 루케나(Daniele Luchena) 아르카 다이내믹스 대표는 12일 컨텍이 주최하고 서울경제신문, 연세대 항공우주전략연구원, 한국국방외교협회가 후원한 ‘국제우주컨퍼런스(ISS) 2024’(11~13일)가 열린 더케이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자체 위성과 임차 위성에 열 감지 카메라와 광학 카메라를 탑재해 위성들의 움직임을 감시할 있도록 위성 형태와 위치를 담은 지도를 지난달부터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중 열 감지 카메라를 통해 밤이라든지 어떤 자연 환경에서도 위성들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최초의 시도일 것이라고 자부심을 표했다. 우주 상황 인식 시장에서 나름 퍼스트무버(선도자)라는 것이다.

이탈리아 로마의 사피엔사대 우주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 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다른 위성을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동료와 같이 2016년 창업했다. 최근 위성 위치 지도 서비스를 개시하기까지 8년이 걸린 셈이다. “그는 연구 단계를 넘어 기술 상용화까지 실해 뿌듯하다”며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위성 운용 기관과 기업을 위주로 시장을 넓히고 유럽 시장 진출도 병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이렇게 연구 성과를 실제 구현하기까지는 유럽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들이 큰 힘이 됐다. 그는 8년 전 창업할 당시 유럽우주국(ESA)의 비즈니스 인큐베이션 센터의 도움을 받았고 이어 테이크 오프(Take off, 도약)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이후 영국 옥스퍼드대, 미국 조지아공대, 프랑스 HEC파리, 캐나타 토론토대 로트만연구소 등이 힘을 모아 우주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Creative destruction Lab)에도 뽑혔다. 이 곳에서는 3개월마다 스타트업들에게 과제를 부여해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하는데 매년 100개사 중 12~15개만 졸업할 정도로 까다롭다. 루케나 대표는 “현재 유럽우주국(ESA)과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600만 유로를 투자(일부 대출 포함) 받았다”며 “3년 전 이탈리아 정부에서 스타트업 경영자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선정돼 한국에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에 오게 된 배경 중에는 코로나19 팬데믹도 한 몫 했다. 2021년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극심해 K-방역으로 이름난 한국에 가족과 함께 이주하게 된 것이다. 이후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이 유망하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눌러앉게 됐다. 현재 그는 서울 이태원에 거주하며 이탈리아 본사를 왕복하는 셔틀 경영을 한다. 그는 “한국이 문화도 좋고 기술 발전이나 우주 산업의 성장세가 빠르다”며 “미래의 방향성을 볼 수 있어 이탈리아에 적용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이어 “이탈리아에 비해 정부의 승인 과정도 잘돼 있다. 전체적으로 독특하다(Unique)”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과 이탈리아 모두 혁신적인 생각으로 나가는데 한국은 5년 마다 우주발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이탈리아는 탄력적이고(Flexible)하고 역동적(Dynamic)이어서 양측을 융합해 미래 방향을 본다고 했다. 한 마디로 한국에 거주하며 우주 산업의 방향성을 살피는 게 이탈리아 본사의 발전을 위해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2개의 자체 소형 위성을 운용하고 다른 큰 위성은 임차해서 사용한다. 이 위성들에 카메라를 달아 위성의 영상 이미지를 받고 지도화 하는 작업을 한다. 이 과정에서 열 감지 카메라와 광학 카메라를 통해 1만km까지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렇게 작성한 우주 지도를 정부와 우주기구, 위성을 소유한 민간 기업에 제공하는 것이다. 그는 “워낙 많은 위성과 우주 쓰레기가 있어 95%가량은 파악하기 힘들다”며 “상업용과 안보용 모두를 염두에 두고 우주 안전과 안보를 위해 위성 운용자들에게 위성 충돌 방지를 위한 지도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요즘은 초소형 군집 위성 많이 올라가 우주 상황 인식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우주여행 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게 되면 충돌 방지를 위한 일종의 신호등 체계도 갖춰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그는 “올해가 한국과 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으로 우주 연구개발(R&D) 분야에서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나 KAIST 등 협력 과제를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며 “최근 한국에서 우주항공청이 설립돼 다른 나라와 국제 협력을 하는 데 좀 더 용이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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