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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렌식 8만건 도맡은 경찰, 200명도 안된다

경찰 지난해 포렌식 7만9433건

4년새 40% 급증에도 인력 그대로

참관신청 계속 느는데 공간도 부족

업무 과중 해소할 대책 마련 절실







지난해 경찰의 디지털 증거분석(포렌식) 건수가 5년 동안 40% 급증하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자기기를 이용한 범죄가 해마다 증가하면서 포렌식 건수도 늘고 있으나 인원, 공간 등은 부족해 향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증거 분석 건수는 7만9433건을 기록했다. 이는 5년 전인 지난 2019년 5만6440건 대비 40.7%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디지털증거 분석 건수는 2020년 6만3935건, 2021년 7만5420건을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해오다 지난 2022년 7만929건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의 여파로 범죄가 다시 늘어나면서 1년 만에 증가 추세로 전환됐다.



디지털증거 분석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가 범죄에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수사 과정의 필수 요소가 됐다. 그러나 급증하는 분석 건수에 대비할 수 있는 대응책 마련은 더딘 상황이다. 가장 문제로 꼽히는 요소는 디지털증거 분석 전문 인력 부족이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경찰 내 디지털 포렌식 전문 인력은 2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각 인력이 담당하고 있는 분야에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에 전문 인력들은 1인당 400건의 디지털증거 분석을 담당한 셈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인력 구성 현황은 밝힐 수 없지만, 전문 인력 증원이 5년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증거 분석 건수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어 담당 인력들이 업무 과중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법적으로 보장된 피의자들의 포렌식 과정 참관 신청도 늘고 있지만, 이들이 실제 참여할 공간은 부족하다. 경찰은 참관 신청이 있을 경우, 피압수자, 법률대리인 등과 범죄 혐의점·증거 관련성을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압수물 선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는 포렌식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참여실’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실제 공간이 부족해 수사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피압수자·법률대리인 등과 참여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데다, 참여실 일정도 따로 챙겨야 해 수사에 속도를 내는 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최근 증가하는 민생범죄의 경우 수사 속도가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디지털증거 분석 건수가 증가하고 있고, 수사 일정에도 차질을 주고 있기 때문에 인력 충원이나 공간 확보 등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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