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유류세 인하율이 축소되면서 서울의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ℓ당 47원 올랐다. 특히 서울 휘발유 값이 유류세 인하 축소분보다 더 오른 데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관계부처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2일 기준 전국 휘발유 가격은 ℓ당 평균 1710원을 기록해 유류세 인하분이 줄어들기 이전인 2주 전보다 39원 상승했다.
서울은 오름세가 더 크다. 이날 현재 서울 평균 휘발유 값은 1780원으로 유류세 환원분(41원)보다 더 뛰었다. 일반적으로 주유소에서는 재고 물량을 먼저 쓰기 때문에 유류세 일부 정상화가 반영되는 데 2주가량 걸린다. 이 때문에 2주도 안 돼 휘발유 값이 인상분을 넘어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국제유가다. 국내 휘발유 가격이 국제유가 상승과 맞물려 더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다음 주 서울 휘발유 가격이 1800원 선을 넘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지난달 초중순부터 계속 오름세다. 국내 수입 원유의 72%를 차지하는 두바이유는 지난달 7일 배럴당 79.79달러를 기록했지만 이후 꾸준히 가격이 상승해 이달 11일 85.55달러까지 급등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유(WTI)도 같은 기간 배럴당 75.53달러에서 82.62달러까지 올랐다.
다음 주부터는 기존 재고분 소진으로 유류세 상승분이 석유제품 가격에 100% 반영되기 때문에 기름값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여름 휴가철 소비량이 많은 휘발유가 경유에 비해 상승 폭이 더 커질 수 있다.
정부는 기름값 추가 인상을 막을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할 방침이다. 6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2.4% 오르면서 상승세가 상당히 둔화했지만 휘발유 가격이 뛰면 체감 물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알뜰주유소에 공급가격 할인 정책을 다음 주에도 실시하고 마감 기한도 따로 두지 않기로 했다.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통해 실시간으로 기름값 추이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 폭 축소를) 결정할 당시에만 해도 국제유가가 내려가고 있었다”며 “하계 시즌에 수송 수요가 있지만 글로벌 유가를 봤을 때 재고가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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