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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훈’ 못하는 보훈공단…4년간 누적 적자 1320억원 [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복지·교육 사업부문은 11년 연속 적자

경영 부실에도 제2청사 건립까지 추진

중앙보훈병원장 사표 내 6개월째 공석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본사 사옥 전경. 사진 제공=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국가보훈대상자의 의료와 복지를 책임지는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최근 4년 간 누적 적자만 13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단 본사의 경우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전체 사업 부문이 만성적자 상태에 빠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실이 국가보훈부 산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13~2023년 보훈공단 사업 부문별 당기순이익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당기순이익은 4년 연속 손실을 기록하면서 누적 적자만 1320억 원에 달했다. 적자 추이를 보면 2020년에 -283억 원, 2021년 -110억 원, 2022년 -419억 원, 2023년 -508억 원 등을 기록했다.

유영하 의원은 “보훈공단의 당기순손실이 2021년 110억 원에서 지난해 508억 원으로 5배 가까이 급증했다”며 “이런 부실한 경영 때문에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아주 미흡(E)’ 등급을 받아 기관장이 해임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고 질타했다.

특히 공단 본사와 복지·교육 사업부문은 각각 10년, 11년 연속 적자로 만성 적자 늪에 빠져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단 본사는 2014년에 당기순이익 -107억 원을 시작으로 2015년 -118억 원, 2016년 -268억 원, 2017년 -263억 원, 2018년 -183억 원, 2019년 -150억 원, 2020년 -85억 원, 2021년 -190억 원, 2022년 -126억 원, 2023년 -210억 등 10년째 적자를 봤다. 의료사업과 본사, 복지·교육 등 3개 사업 부문 중 본사(공단) 적자가 가장 많아 누적 적자가 무려 1700억 원에 달한다.

공단 본사 10년 누적 적자만 1700억 원


보훈요양원 등 국가보훈부 위탁사업을 담당하는 복지·교육 사업부문 역시 2013년부터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2013년부터 당기순이익 -52억 원을 기록한 후 2014년 -33억 원, 2015년 -44억 원, 2016년 -32억 원, 2017년 -29억 원, 2018년 -30억 원, 2019년 -50억 원, 2020년 -66억 원, 2021년 -71억 원, 2022년 -71억 원, 2023년 -14억 원 등 11년 연속 손실을 봤다. 누적 적자는 492억 원에 이른다.

게다가 전국 보훈병원 운영을 통해 수익이 발생하던 의료 사업부문까지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처음으로 132억 원 적자를 기록한 후 다음 해에 흑자로 전환했지만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손실을 냈다. 적자 폭도 커지는 모습이다. 2022년 적자가 221억 원에서 2023년 적자는 283억 원으로 약 30% 급증했다.

보훈공단의 부실한 경영 탓에 낮은 연봉과 열악한 근무 환경 등으로 의사직 집단 이탈도 발생했다. 의료 공백으로 이어지면서 의료 수익마저 손실이 발생해 보훈병원 본연의 공공 기능도 약화되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중앙보훈병원의 경우 평균 병상 가동률이 90%에서 70%대로 떨어졌다.

의료업계 한 관계자는 “보훈공단은 수년 간 수백억 원이 넘는 누적 적자를 기록했지만 의료사업 부문의 흑자를 통해 본사 운영비와 복지·교육 사업부문(보훈부 위탁사업) 손실을 메워 왔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의료 사업부문까지 적자로 전환하고 그 폭도 커지면서 심각한 경영 부실화에 직면했다”고 했다.



경영 부실로 이사장도 해임…1년째 공석


무엇보다 이런 부실 상황에서도 보훈공단은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 2020년 460억 원을 투입해 본사 제2청사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고 40억 원의 예산을 들여 현재 본사 사옥 보다 1.5배 넓은 7439㎡(2250평)에 달하는 부지를 매입하기도 했다. 부실 경영에 대한 감사원 감사 이후 일단 중단된 상태다.

공단 관계자는 “본사 사옥 공간이 협소해 발생하는 임차사무실 운영 문제를 해소하고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을 위한 조직 배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제2청사 건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내부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만성 적자로 경영 부실이 심각해지면서 지난해 7월 보훈공단 이사장이 해임되기도 했다.

보훈공단은 지난해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및 후속 조치안 확정에 따라 ‘아주 미흡(E)’ 등급을 받았다. 직전 년도 C등급에서 E등급으로 크게 떨어진 것이다. E등급의 경우 기재부는 대통령에게 해당 기관장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 여기에 올해 1월에는 보훈공단의 대표 조직인 중앙보훈병원의 병원장까지 사표를 내 6개월째 공백 상태다. 보훈공단 이사장도 1년째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보훈공단은 6개 보훈병원과 8개 요양원, 휴양원, 보훈원, 보훈복지타운, 재활체육센터, 보훈교육연구원 등 산하기관만 19개가 되는 종합의복지기관이다.

유영하 의원실 관계자는 “부실 경영 탓에 보훈병원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면 결국 가장 큰 피해자는 국가유공자 환자와 그 가족들”이라며 “의료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부실한 재정 상황을 보전해왔지만 이마저도 불가능해져 보훈공단이 보훈을 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담담부처인 국가보훈부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조속히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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