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이 현장 생중계로 뉴스를 전하던 취재기자의 노트북에 붙어 있던 세월호 추모 리본을 다시보기 영상에서 모자이크 처리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이 일고 있다.
26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에 따르면 전날 KBS 9시 뉴스는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방송4법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무제한 토론을 생중계로 전하기 위해 취재기자를 연결했다.
9시 뉴스 생방송 방송 당시에는 취재기자의 노트북에 붙어 있던 노란색 추모 리본이 그대로 방송됐다. 하지만 이후 KBS뉴스 유튜브 채널과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 보도에서는 추모 리본이 모자이크 처리돼 있다.
또 해당 기자는 9시 뉴스가 끝난 후 같은 날 오후 11시에 방송된 뉴스라인에서도 국회 상황을 생중계했는데 이때는 노트북에서 세월호 스티커가 떼어져 있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성명에서 “뉴스의 모자이크는 화면에 나가선 안 될 혐오적인 것일 때나 피해자가 특정될 경우, 익명성이 필요한 경우, 특정 브랜드의 로고가 있는 경우 등에 씌운다”며 “세월호 리본은 도대체 어떤 경우에 해당하길래 보도국은 모자이크를 씌운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KBS는 지난 2월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준비 중이던 다큐인사이트를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제작을 중단시킨 바 있다"며 "박민 사장은 더 이상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세월호 참사를 욕보이는 짓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논란이 일자 KBS는 입장문을 내고 “보도 내용과 무관한 상표나 표식을 화면에 노출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갖고 있다”며 “담당 기자는 이런 데스크의 의견에 동의해 직접 영상 수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언론노조 KBS본부는 “부서 데스크들이 담당 기자에게 말도 안 되는 지적을 하며 (모자이크를 넣어 화면을) 수정하게 만들어 놓고 마치 담당기자가 스스로 수정한 것인 양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반박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도 반발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성명서를 내고 “노란리본은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책무를 다하지 않아 발행한 세월호참사의 아픔을 기억하고, 세월호참사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피해자와 시민의 약속”이라며 “KBS의 행태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눈치 보기를 넘어 KBS가 먼저 나서 세월호참사를 지우려는 파렴치한 범죄”라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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