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光) 반도체 전문 기업 서울반도체가 대만 소재 글로벌 6위 유기발광다이오드(LED) 기업 에버라이트를 상대로 한 유럽 내 모든 소송에서 승리했다.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글로벌 백라이트(디스플레이 화면이 점등 할 수 있도록 고르게 빛을 비춰주는 역할을 하는 장치) LED 시장에서 일본 니치아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글로벌 LED 기업이다.
서울반도체는 2018년을 시작으로 최근 7년 동안 유럽 5개 국에서 진행된 16건의 에버라이트와의 특허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반도체는 디스플레이 성능과 사용자 안전을 높인 ‘노 와이어(No Wire)’ 기술과 관련해 ‘와이캅(WICOP)’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데 에버라이트는 이 특허를 무효로 해달라며 유럽 각지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2018년 영국 특허법원부터 지난달 말 유럽특허청 항소재판부까지 유럽 사법 기관들은 일관되게 서울반도체의 특허 권리를 인정했다.
와이캅은 와이어(전선)와 패키지 없이 LED를 기판에 직접 장착하도록 설계한 초소형·고효율 LED 기술로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 성능을 높일 수 있다. 마이크로 LED를 비롯해 자동차 운전자와 보행자를 보호하고 소통하는 신기술 ‘ADB 헤드 램프’와 ‘STOP 램프’ 등에 사용되는 필수 기술이다. 서울반도체는 유럽 내 모든 소송에서 승리하면서 유럽 전역에서 와이캅 특허와 노 와이어 기술을 보호받으며 사업을 전개할 수 있게 됐다.
서울반도체는 연매출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해 1만 8000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허 침해에 대응하기 위해 다수의 변리사,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전담 부서를 두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서울반도체는 지난 20년 동안 8개 국에서 진행된 102건의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 원천기술을 적극 보호하면서 실적도 상승해 올 2분기에는 8개 분기만에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서울반도체 및 관계사인 서울바이오시스가 법적 다툼에서 승리한 상대로는 이번 에버라이트를 비롯해 미국 최대 가정용 조명 회사 파이트 일렉트로닉, 필립스 등이 있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는 “미래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 LED와 관련해서도 1000개 넘는 특허를 확보했다”며 “앞으로 마이크로 LED를 생산하려면 저희 라이선스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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