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시장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단기채 금리가 연중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최근 한은 주요 인사들이 잇달아 비둘기파(금리인하 선호)적인 견해를 드러내며 기준 금리 인하 단행 가능성이 높아지자 시장에서 이를 선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오전 10시 43분 현재 2.805%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장중 2.799%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점(2.792%)에 근접하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 연중 최저점은 지난달 5일 미국 경기침체 공포와 엔캐리 트레이드(저렴한 엔화로 매수한 해외 자산 재매도) 청산 여파로 증시가 급락할 당시 기록한 2.806%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3%에 근접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5일 신성환 한은 금융통화위원의 기자간담회 이후 10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하락세는 더욱 뚜렷해졌다. 신 위원은 당시 간담회에서 본인을 비둘기파라고 정의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확실히 둔화할 때까지 기다리기엔 우리 경제에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내수 부진 해결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당초 예상보다 서두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상당수 시장 참여자들은 안정된 물가 상승률과 내수 경기 침체를 감안할 때 한은이 10월 금리를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3일 기자들과 만나 “물가만 보면 금리를 내릴 여건이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다음 달이 아닌 오는 11월에 금리 인하가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가계 부채 문제가 여전히 금리 인하 결정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시각에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9월 가계 대출이 감소했다 하더라도 한 달 간 데이터만으로 추세적인 둔화로 돌아섰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며 “10월 소수의견 이후 11월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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