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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쓰비시 엔진 받던 현대차그룹, 50년 만에 '전동화 역수출'

전기차 '충전제어장치' 공급계약

정의선號 4년…글로벌 톱티어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해1월 2024년 현대차그룹 신년회에 참석해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한 지속 성장’이라는 새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일본 미쓰비시자동차에 전기차 부품을 공급한다. 미쓰비시에 엔진 기술을 받던 현대차가 전기차 시대에는 역으로 핵심 기술을 수출하는 것이다.

13일 일본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전동화 핵심 부품인 통합충전제어장치(ICCU)를 미쓰비시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쓰비시가 현대모비스로부터 전동화 부품을 공급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모비스가 공급하는 ICCU는 양방향 7㎾ 배터리충전장치(OBC)와 3㎾ 직류변환장치(LDC)가 혼합된 제품이다. 충전과 전력 변환 기능을 통합할 수 있는 이 부품은 차량의 전력 에너지를 외부에 공급하는 V2L 기능을 가능하게 한다. V2L은 캠핑이나 재난 상황 등에 대비할 수 있는 기능이다. 미쓰비시는 현대모비스의 부품을 이용하면 전체 부품 수는 줄어들고 성능은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쓰비시와의 계약은 50년 만에 완전히 뒤바뀐 두 회사의 위치를 보여준다. 현대차는 1975년 미쓰비시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엔진 등의 기술을 받아서 첫 독자 모델인 포니를 만들었다. 1991년 독자 엔진을 개발하기 전까지 현대차는 미쓰비시의 기술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모빌리티 시대가 도래하자 미쓰비시가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부품을 받아서 전기차를 생산하게 됐다.

업계는 현대모비스가 미쓰비시를 시작으로 다른 일본 완성차 업체에 전동화 부품을 공급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쓰비시는 혼다·닛산과 함께 ‘전기차 동맹’을 맺고 공동 기술 개발과 플랫폼 공유 등을 추진하고 있다. 미쓰비시 전기차에 현대모비스의 기술이 들어가면 혼다와 닛산도 이용할 여지가 생긴다.

취임 4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이 미쓰비시에 전동화 부품을 수출하며 모빌리티 시장에서 톱티어로 올라선 현대차그룹의 위상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본 기업들이 배터리 전기차 분야에서 다소 뒤처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수십 년 전 미쓰비시에 엔진 등 기술을 배웠던 현대차가 역으로 수출한다는 것에 격세지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미쓰비시와의 공급 계약에 대해 “고객사와 관련된 수주, 추진 현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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