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직격탄을 맞은 한국GM이 노사 갈등의 전운마저 감돌고 있다. 미국 수출이 전체 판매의 80%를 넘는 한국GM은 25% 관세로 올해만 20억 달러가량 부담이 증가하는데 노조가 4100만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요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국GM의 부평 공장 증산 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된다.
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조는 지난달 말 임시 대의원회의를 열고 △기본급 월 14만 1300원 인상 △지난해 순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통상임금의 500% 격려금 지급 등을 담은 올 해 임금 협상 요구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른 성과급과 격려금은 각각 4136만 원과 2250만 원으로 총 6390만 원에 달한다.
노조는 한국GM이 지난해 매출 14조 3771억 원, 영업이익 1조 3567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GM의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진행된다.
업계에서는 올 임단협을 둘러싸고 한국GM의 노사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GM은 막대한 관세 비용 때문에 노조 요구안을 거부하고 성과급과 격려금 등을 대폭 축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GM의 생산량은 49만 9559대인데 83.8%인 41만 8782대가 미국 수출 물량이었다.
GM 미국 본사는 1일(현지 시간) 25% 관세 부과로 한국GM 수입 물량에 따른 비용 추정치가 20억 달러(약 2조 8000억 원)가량이라고 밝혀 한국GM이 이 중 상당 부분을 흡수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 인천 부평 공장의 생산량을 지난해(21만 8000대)보다 2만 1000대 늘린다는 한국GM의 목표도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GM 본사가 관세 충격을 최소화하려 미국 생산을 늘리기로 해 국내 생산 여력이 그만큼 줄기 때문이다. 구스타보 콜로시 한국GM 부사장은 최근 “제품 라인업을 계속 출시하겠다”고 했지만 신차 배정은 감감무소식이다.
한국GM은 이날 4월 수출이 4만 318대, 내수 판매는 1326대로 각각 지난해 동월보다 4.3%, 42.3%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4월까지 내수 판매(5434대) 및 수출(14만 8727대)은 총 15만 4161대로 지난해보다 9.1%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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