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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이지스함 자존심…韓 ‘정조대왕급’ vs 美 ‘알레이 버크급’ 누가 셀까[이현호의 밀리터리!톡]

정조대왕급, 수 백㎞ 내륙 지하시설 공격

핵 공격땐 함상서 탐지·추적해 바로 요격

알레이버크급 취역 이후 현재 77척 보유

미 해군 새로 각광받는 레이저 도입 추진

이지스 구축함인 정조대왕함 제주 앞바다에서 모항인 해군 제주기지를 향해 힘차게 항진하고 있다. 사진 제공=해군




최신예 해군 구축함은 ‘이지스 전투체계’(Ageis System)를 갖춰 ‘이지스함’이라고 불린다. 이 어원은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군사를 담당하는 그의 딸인 여신 아테나에게 건네 준 방패가 있는데 이 방패는 어떤 창도 막아낸다고 해서 ‘신의 방패’로 불린다. 그리스어 ‘아이기스’의 영어식 발음 이지스(Aegis)에 따 온 것으로, 강력한 방어능력인 이지스 전투체계(Ageis System)을 탑재한 함정이란 의미다.

이지스함은 탄생 배경에는 적의 기습적인 공격 위협에 따른 큰 피해를 줄이려는 방어 목적이 있다.

1941년 일본은 선전포고 없이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해 미 태평양함대 전함 7척 격침, 200여대 항공기 파괴의 성과를 올렸다.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선 이스라엘 구축함이 이집트 해군 유도탄정이 쏜 소련제 스틱스 미사일에 격침됐다. 1982년엔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맞붙은 포클랜드전쟁에서 영국 해군 방공구축함이 프랑스제 대함미사일 한 방에 침몰하면서 기습적인 대함미사일 공습에 대한 방어력을 키워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이를 계기로 강력한 함대방공 능력을 갖춘 이지스 시스템이 개발됐했고 1983년 세계 최초로 미 해군의 이지스 순양함 ’카이콘데로가(Ticonderoga)함’이 탄생했다. 1991년부터 알레이버크(Arleigh Burke)급 이지스 구축함이 바다를 항해하기 시작했다.

해안 경비에 치중하던 한국 해군도 더 넓고 먼 바다로의 나아가기 위해 이지스 구축함 도입을 결정했다. 2004년 9월 건조를 시작해 2007년 5월 25일 진수했다. 360도 전방위를 감시하는 스파이-1D 이지스 레이더와 각종 미사일, 기관포로 3중 방공망을 갖췄다.

최대 1000㎞ 떨어져 있는 항공기나 미사일을 찾아낼 수 있고, 900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추적도 가능해졌다. 바로 ‘세종대왕함’이다. 대한민국 해군의 첫 이지스 구축함이다. 길이 135m, 경하 배수량 3200톤급으로 이전보다 향상된 대잠전 능력, 함대공 유도탄, 근접방어 무기체계 등 현대적 전투체계를 갖춰 자함 방공능력을 대폭 강화해 해역 함대의 지휘함 역할을 한다.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인 히긴스함(DDG-76)이 제주 해군기지에 입항해 정박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지스 구축함 도입으로 대한민국 해군은 북한을 상대하는 데 주력하는 연안해군에서 원양항해 능력과 현대적 전투능력을 갖춘 대양해군으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구축함 숫자가 늘어나면서 해군 전투력은 한층 강화되고 활동반경도 넓어졌지만, 미사일 위협이 강해지고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해군력 증강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보다 더 강력한 구축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이지스 구축함의 방어·공격력 개선 사업도 착수했다. 지상 발사 현무 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이어 수상함에서도 지상 공격용 미사일을 운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정조대왕급 이지스함과 한국형차기구축함(KDDX)에 탑재할 함대지 탄도미사일 사업추진기본전략을 의결하고, 추진 중이다.

현재 한국형 구축함 12척으로 3단계 함급으로 나뉜다. 형태와 톤수, 기능이 같고 연이어 건조된 함정들의 경우 이를 ‘함급’이라 부른다. 이름이 같은 함급의 첫번째 함정(선도함 또는 1번함)을 그 함급의 이름으로 사용하는 게 통상적이다. 1단계(3200톤급)로 광개토대왕·을지문덕·양만춘 등 세 척을 ‘광개토대왕’급으로 부른다. 2단계(4400톤급) 6척을 ‘충무공이순신’급으로, 3단계(7600톤급) 이지스 구축함 3척(세종대왕·율곡이이·서애류성룡함)을 ‘세종대왕’급으로 부르는 것이 이 같은 이유다.

해군이 2008~2012년 간 도입한 세종대왕급(광개토-Ⅲ Batch-Ⅰ) 이지스 구축함은 3척은 미 록히드마틴이 만든 이지스 전투체계 중에 최신형인 ‘베이스라인 7.1’을 채택했다. 문제는 베이스라인 7.1은 탄도미사일 탐지와 추적은 가능하지만 요격능력은 없다. 반면에 비슷한 시기에 도입된 미 해군 알레이버크급 구축함과 일본 해상자위대 아타고급 구축함은 성능개량을 통해 탄도미사일 대응과 방공작전을 동시에 수행하는 ‘베이스라인 9’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요격이 가능한 SM-6 함대공미사일과 고고도 요격이 가능한 SM-3 함대공미사일 운용이 가능해졌다.

해군 이지스구축함 ‘서애류성룡함’이 지난 2014년 7월 하와이 근해에서 실시된 림팩훈련에 참가해 외국 함정들과 함께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미 해군


그러나 세종대왕급이 미국, 일본 이지스함보다 뒤처지면서 성능개량된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래서 시작된 사업이 ‘광개토-Ⅲ 배치-Ⅱ’로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배치-Ⅰ)보다 성능이 좋아진 ‘한국형 구축함 3단계 두번째 건조사업’을 말한다. 앞서 전략화한 세종대왕함(2008년 12월 22일 취역), 율곡이이함(2008년 11월), 서애류성룡함(2011년 3월) 등은 광개토-Ⅲ Batch-Ⅰ사업에 속한다.

광개토-Ⅲ는 이지스 구축함 획득사업으로 Batch-Ⅰ은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이다. 배치 숫자가 높아질수록 함정 성능이 좋아진다. 이번에 진수해 2024년 해군이 전력화하는 정조대왕함은 Batch-Ⅱ의 1번함이자 해군의 네 번째 이지스 구축함이 된다. 광개토-III 배치-II는 2014년부터 2028년까지 총 4조 4196억 원을 투입한 신형 함정 건조사업이다. 정조대왕함은 길이 170m, 폭 21m, 경하톤수(함정이 화물, 연료, 맑은 물 등을 싣지 않고 물에 떠 있을 때 배수량)는 약 8200t으로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7600t급) 보다 훨씬 커지고 전투능력이 향상됐다. 정조대왕함 이후 건조될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2척도 ‘정조대왕급’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정조대왕급은 기존 광개토-III 배치-I 세종대왕급 구축함에 비해 탄도탄 대응과 대잠수함전 능력이 향상된 함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베이스라인 9를 탑재하며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요격을 위해 7600억 원을 들여 2031년까지 SM-6를 도입할 계획이다. SM-6는 미국과 한국 등에서 사용하는 SM-2 함대공미사일의 성능을 높인 것이다. 최대 460㎞까지 날아가며, 고도는 34㎞에 달한다. 멀리 떨어져 있는 적기가 대함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먼저 공격할 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세종대왕급도 베이스라인 9과 SM-6를 탑재할 수 있도록 성능개량을 추진한다.

정조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은 함대지 탄도미사일을 장착한다. 순항미사일은 명중률이 높지만 위력이 약하다. 느리고 낮게 비행해 방공망에 요격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탄도미사일은 파괴력이 강하다. 3000t급 잠수함에 탑재되는 SLBM과 유사한 특성을 지녀 북한 지하시설을 파괴할 수준의 관통력, 전파방해를 극복하는 능력 등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군 알레이버크급 VLS(수직발사시스템)에서 PAC-3 MSE를 쏘아 올리는 구상도. 사진 제공=록히드마틴社


미 해군에서 전투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무기체계로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이 있다. 1991년 첫 함선인 DDG-51 알레이버크(Arleigh Burke)가 취역한 이래 현재 77척을 보유하고 있다. 개량을 의미하는 플라이트(Flight) 구분으로 플라이트 I, 플라이트 II, 플라이트 IIA에 이어 플라이트 III으로 점진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은 신의 방패를 뜻하는 이지스 전투체계와 함께 SPY-1D 레이더(플라이트 III부터는 SPY-6 레이더)와 소나 등 다양한 센서와 미사일과 어뢰 등 다양한 무장을 통합해 함대 방어와 공격 능력까지 보유한 ‘만능선수’로 불린다.

현재까지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에 통합된 무기는 Mk.41 VLS(수직발사시스템)에 장착되는 SM-2와 SM-6 함대공 미사일, SM-3 탄도미사일 요격 미사일, BGM-109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대함 공격을 위한 AGM-84 하푼 대함미사일, RIM-66 RAM 근접방어시스템 등 다양한 무장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한발 더 나아가 미래 무기로 주목받는 레이저 무기 장착도 준비하고 있다. 해군 구축함 USS 프레블(DDG-88)이 고에너지 레이저 통합 광학 대즐러 및 감시 시스템(HELIOS)를 사용하여 드론을 요격하는 시험을 실시했다. 60Kw급 지향성 레이저 무기인 HELIOS는 전통적인 근접방어체계인 RIM-66 RAM과 팰렁스 CIWS를 보완할 수 있는 무기 체계로 여겨진다.

당장 흥해에서 작전 중인 미 해군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것은 후티 반군의 드론으로, 미 해군은 그동안 저렴한 후티 반군 드론을 처리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비싼 SM-2 미사일 등을 사용해 왔지만 최근 레이시언의 코요테 블록 2, 또는 안두릴의 로드러너 대드론 요격체를 배치해 비용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이들 모두 미 육군에서 도입되어 전투 경험을 쌓은 체계이므로 미 해군도 충분한 대응력을 갖추는 것으로 기대된다. 즉 레이저 무기가 해상에서도 핵심 전력을 자리잡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의미다.

미 해군이 아직은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지상에서 탄도미사일 방어에 많이 쓰이는 PAC-3 MSE도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에 통합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록히드마틴은 레이시언이 SM-6 함대공 미사일 생산 증가에 어려움을 겪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자체 예산으로 PAC-3 MSE를 Mk.41 VLS에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Mk.41 VLS에 통합되는 PAC-3 MSE는 SM-6보다 사거리가 짧기 때문에 이를 대체하기 보다는 보완 수단으로 활용하는 의도다.

이 같은 미 해군의 무장 변화 동향은 다른 나라에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레이저의 경우 영국 해군이 드래곤파이어 레이저 무기를 함정 4척에 탑재하기로 하는 등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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