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6년 만에 홍역 환자가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수년간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관련 환자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4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올해 2월까지 홍역 환자 수는 1만6144명이다. 환자 중 2224명은 동남아시아, 1508명은 서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했다. 홍역은 기침이나 재채기 등 공기중으로 전파가 가능한 전염성이 강한 감염병이다. 감염됐을 경우 발열, 발진, 구강 내 회백색 반점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홍역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거나 감염된 이력이 없는 ‘면역이 없는 사람’은 환자와 접촉할 경우 90% 이상 감염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홍역이 유행하면서 국내에서도 홍역 환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일까지 국내에서는 총 52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94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한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국내 홍역 환자는 2020년 6명 발생한 후 2021~2022년 0명을 기록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시행하면서 접촉이 줄어들면서 환자 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2023년 홍역환자가 8명 발생하는 등 다시 확진자가 늘었다. 질병관리청이 분석한 발생 경로에 따르면 전체 환자 중 해외여행 중 감염돼 국내에 입국한 ‘해외 유입’ 사례는 65.4%인 34명이다. 또한 34.6%(18명)는 이들을 통해 가정이나 병원 등에서 전파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한동안 해외 유입에 의한 홍역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홍역이 유행하는 국가를 방문하거나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홍역 백신 접종력을 확인하고 접종력이 확인되지 않으면 백신 접종을 완료한 후에 방문할 것을 권고했다.
홍역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생후 12~15개월, 4~6세 등 총 2회에 걸쳐 반드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면역 체계가 취약한 1세 미만 영유아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홍역 유행 국가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는 게 좋다 .홍역 환자는 격리 입원 치료를 받거나 전파 가능 기간 자택 격리를 해야 한다. 내국인 또는 국내에서 감염된 경우에 관련 치료비는 정부에서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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