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유명세를 탄 유진박이 친이모를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부장검사 어인성)는 유진박의 친이모 A씨를 지난달 중순 소환해 조사했다.
미국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한 유진박은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며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었지만 정신적인 질환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유진박은 지난 2017년 KBS ‘인간극장’에 출연해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았던 이야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유진박 측은 지난달 A씨가 유진박 명의의 부동산과 예금 등 56억 원 상당의 재산을 허락 없이 관리하고 이 가운데 현금 200만 달러 등 28억 원 가량을 사용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유진박 측에 따르면 유진박의 예금으로 미국에서 연금보험을 가입했는데 수익자로 이모 본인과 자녀를 지정하는 등 재산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전해졌다.
검찰은 A씨를 한 차례 소환 조사한 후 출국금지 조치했으나, A씨가 변호사를 선임하고 출석 의사를 밝힌 데 따라 해제됐다.
미국에 살고 있는 A씨는 2016년 6월 서울가정법원에 자신과 유진박의 고모 B씨를 후견인으로 지정해달라고 성년후견개시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제도는 치매노인이나 발달장애인 등 정상적인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의 법률행위와 일상생활을 후견인이 돕는 제도로 후견인의 업무는 법원의 감독을 받는다.
서울가정법원은 2017년 6월 신청을 받아들여 유진박에 대한 성년후견을 개시했다. 다만 후견인으로는 A씨와 B씨가 아닌 전문후견인인 한울정신건강복지재단이 선임됐다.
그러자 A씨는 개시결정이 있은 지 6일 만에 돌연 청구를 취하해 후견인 선임이 무산됐다. 이후 유진박이 매니저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A씨는 다시금 후견개시 신청을 했다. 이에 따라 2019년 12월 유진박의 신상후견인으로는 사망한 어머니의 지인이, 법률대리 후견인으로는 C 복지재단이 선임됐다.
한편, 검찰은 A씨에 대한 추가 소환조사를 벌인 뒤 재판에 넘길지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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