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정책 불확실성이 수개월째 지속하면서 변동성이 낮고 현금흐름이 탄탄한 고배당주에 대한 투자 자금이 쏠리고 있다. 고배당주를 활용해 월 배당까지 챙길 수 있는 미국 대표 상장지수펀드(ETF)인 ‘JEPI(JPMorgan Equity Premium Income)’가 각광받는 가운데 국내 상장된 동일 구조의 상품도 주목 받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판 JEPI’로 불리는 한화자산운용의 ‘PLUS고배당주위클리고정커버드콜’ ETF는 8일 기준 분배금 재투자를 감안한 이후 수익률이 8.1%로 같은 기간 코스피200 상승률(1.3%)을 6배 이상 웃돌고 있다. 해당 ETF는 3월 5일 상장했다. 최근 한 달 수익률도 12.21%로 코스피200(10.18%)보다 높다.
PLUS고배당주위클리고정커버드콜 ETF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최대 규모 배당 ETF인 ‘PLUS 고배당주’ 포트폴리오의 주식 배당과 ‘코스피200’ 주간 콜옵션 매도를 통해 나오는 프리미엄을 분배 재원으로 활용하는 상품이다. 연간 15%, 월 1.25%를 목표로 매월 배당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고배당주에 투자하면서 특정 대형주의 과도한 쏠림을 막기 위해 종목을 분산 투자하는 것은 국내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미국 대표 월 배당 ETF인 ‘JEPI’와 동일하다. JEPI는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도 최근 한 달 동안 8.9% 상승하면서 월 분배금으로 0.41달러를 지급하는 등 견조한 성과를 내고 있다. JEPI는 콜옵션 매도 비중이 약 20%로 알려졌는데 해당 ETF도 코스피200 콜옵션 매도 비중을 전체 자산의 30%로 고정한다. 목표 분배율을 달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콜옵션을 사용하면서 커버드콜의 한계인 ‘상방 제한’을 일정 부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다.
미국 등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배당이나 커버드콜 ETF와 달리 분배금 비과세 혜택이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콜옵션 매도를 통해 얻은 ‘현금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지급되는 분배금은 비과세이기 때문이다. 연금(DC·IRP)이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절세 계좌를 활용할 경우 옵션 프리미엄 비과세 혜택과 함께 분배금도 과세 없이 재투자할 수 있어 장기투자에 필요한 ‘과세 이연’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커버드콜 상품은 높은 분배율로 투자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지만 장기성과 핵심은 주식 포트폴리오의 성과”라며 “국내 고배당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평균 0.5배로 절대적 저평가인 만큼 중장기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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