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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섀도 리저브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와 중국이 무역 협상 1단계에 합의한 2019년 12월, 중국 인민은행은 외환보유액에서 달러화 비중을 낮추기 시작했다. 당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중국이 무역 흑자로 늘어나는 달러를 외환보유액에 두지 않고 어디에 투자할지 주목했다. 4년 뒤 미국 재무부 국제경제분석국 차관보를 지낸 브래드 세처는 “중국이 외환보유액의 절반을 섀도 리저브에 숨기며 글로벌 경제의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섀도 리저브’는 비공식 외환보유액을 뜻한다. 중국의 수출 기업들이 수익 일부만 본국에 송금하고 남긴 달러와 중국은행·공상은행 등 상업은행에 예치한 달러로 추정된다. 실제로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막대한 무역 흑자에도 12년째 3조 1000억~3조 2000억 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세처의 경고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일까. 대만 달러 가치가 이달 2~5일 9% 급등했다가 6일에 3% 하락하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아시아 통화 중 가장 안정적인 대만 달러의 급등락은 이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섀도 리저브의 위험이 시작됐다”며 “중국 내에 약 2조 5000억 달러가 쌓여 있고 대만·말레이시아·한국 등을 통해 매년 5000억 달러가 추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섀도 리저브가 시장에 예고 없이 쏟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스티븐 젠 유라이즌SLJ 최고경영자(CEO)는 “달러 약세와 중국의 경기 회복 신호는 섀도 리저브의 대규모 매도를 촉발할 것”이라며 아시아 통화 환율의 급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대만 달러의 급등락 여파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4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전월 대비 49억 9000만 달러 줄어 2020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4046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민연금과 통화 스와프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지만 시장은 불안하다. 미국의 환율 압박과 중국의 섀도 리저브 리스크에 대비하려면 방파제를 튼튼히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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