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릴 러·우 직접 회담에 전격 참석할지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푸틴이 모습을 드러낼 경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3자 슈퍼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극적인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크렘린궁은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러시아 대표단은 15일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 측을 기다릴 것”이라면서도, 정작 대표단이 누구인지는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공개될 것”이라며 모호하게 답했다.
푸틴 대통령의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15일 실무 회의가 잡혀 있다”고만 밝혔다. 회의가 페스코프 대변인은 현지 매체 라이프에 "15일 푸틴 대통령의 실무 회의가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회의가 러시아에서 열리냐는 질문엔 "실무 회의"라고만 답하며 궁금증을 키웠다.
회담의 촉매는 푸틴 대통령이었다. 그는 지난 11일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와 제3국 없이 직접 만나자고 먼저 제안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을 튀르키예에서 기다리겠다”며 정상 간 회담을 공식 제안했고, 중동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참석 요청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절하지 않고 참석 여지를 남겨둔 상태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 대표단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유리 우샤코프 외교보좌관이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에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특사들이 이스탄불로 향하고 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만 언급했다.
이번 슈퍼회담의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또 다른 변수는 브라질이다.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회담을 마친 이나시우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푸틴에게 회담 참석을 설득하겠다고 밝혔고, 크렘린은 “접촉이 이뤄지면 발표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 포로 전원 교환과 같은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가능성도 크다.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장 레오니트 슬루츠키는 “대표단 구성은 오늘 저녁 발표될 예정이며, 포로 교환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