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권의 예·적금 규모가 8개월 만에 다시 100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대출 수요 위축으로 수신 유인이 줄어들면서 예금금리 경쟁력이 약화된 영향이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99조 5873억 원으로 지난해 7월(99조 9128억 원)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100조 원 아래로 내려갔다.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지난해 10월 103조 5989억 원을 정점으로 △11월 103조 3649억 원 △12월 102조 2204억 원 △1월 101조 8154억 원 △2월 100조 5769억 원 등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상적으로 시중은행보다 1%포인트 안팎의 높은 금리를 제공하며 수신을 유치했지만 최근 차이가 좁혀지면서 금리 경쟁력이 떨어진 영향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요 예금 상품 최대 금리는 최대 2.60% 수준이다. 전체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96%로 시중은행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영향으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대출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여신 잔액은 2023년 12월 이후 줄곧 감소세다. 2024년 12월 97조 9462억 원이던 여신은 3월 말 기준 96조 5800억 원까지 줄었다. 대출 수요가 줄자 자금 조달 수단인 예·적금도 자연스레 위축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 성장의 동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굳이 고금리로 수신을 끌어모을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저축은행 업권은 정기예금 금리를 3% 안팎으로 높여 수신고 방어에 나섰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2일 정기예금 금리를 2.8%에서 3%로 0.2%포인트 인상했다.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는 변동금리 정기예금 상품 이율은 최대 3.2%에 달한다. 조은저축은행도 서울 본점에서 모집하는 정기예금의 금리를 2.8%에서 3.2%로 0.4%포인트 올렸다. 예가람·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6개월 단기 예금금리를 각각 0.2%포인트, 0.15%포인트 인상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부 저축은행에 예적금 만기 돌아오는 물량이 꽤 있어서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인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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