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가 올 여름 홍수 피해를 대비하기 위한 비상대응체계에 돌입했다.
15일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이날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은 충북 충주시 동량면에 있는 충주댐에서 전국 20개 다목적댐 관리자들과 합동 홍수대책회의를 열었다. 윤 사장은 직원들과 극한 강우 상황을 가정한 실전형 모의훈련을 하고 주요 시설물을 점검했다. 윤 사장은 “평소 방식으로는 극한 기후에 대응하기 어려운 시대”라며 “이날부터 전국 33개 댐 운영부서가 상시 비상대응체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충주댐은 한강수계 국민과 산업단지를 위한 생활·공업용수 약 42%를 공급하고 있어 홍수방어를 책임지는 핵심 기반시설로 분류된다.
수자원공사는 홍수기 시작일인 6월 21일 보다 한 달 빨리 홍수 대응체계로 전환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에서 예측이 어려운 초단기 집중호우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7월 군산 어청도에서 강우 기록을 경신한 비구름의 경우 내륙으로 이동해 전라·충청권에도 시간 당 100㎜가 넘는 비를 뿌렸다.
수자원공사는 홍수 핵심 대책으로 다목적댐 사전 방류를 통해 전년 보다 5.6억㎥ 늘어난 68.1억㎥ 규모의 이른바 ‘물그릇’을 확보한다. 이 규모는 댐 설계 당시 홍수조절용량(21.8억㎥) 대비 3.2배에 달한다. 물그릇은 폭우 때 홍수 피해를 줄이는 일종의 완충제 역할을 한다.
특히 수자원공사는 댐 방류 시 하류 영향까지 고려한 과학적인 홍수 조절에 나선다. 실시간 기상 예보에 따른 홍수 영향권을 분석하고 디지털트윈과 같은 고도화 된 기술을 사용한다. 디지털트윈은 실제 댐 유역을 가상현실에서 구현해 하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류량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또 수자원공사는 하천 제방과 도시 배수를 담당하는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 기관과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수문 방류 시에는 신속한 정보 전달을 위해 재난 문자, 카카오톡 알림을 활용한다.
수자원공사는 비상 시 댐 설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예방 점검을 강화했다. 지난달부터 충주댐을 포함한 전국 댐은 여수로, 수문, 비상 방류시설 동작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점검은 국토안전관리원과 합동으로 이뤄져 점검 전문성이 높아졌다는 게 수자원공사 측 설명이다. 윤 사장은 “전국 다목적댐 물그릇을 최대치로 확보하는 등 가용 역량을 총동원해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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