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일 범양건영(002410)이 공시 불이행과 공시 번복 사유로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됐다. 종속회사인 범양플로이가 건설업 실질자본금 미달을 이유로 3월 4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는데, 범양건영이 같은 달 10일이 돼서야 공시했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에서 14일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된 대산F&B는 최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인수 자금 조달 방법을 허위 공시(공시 불이행)해 벌점 11.5점, 공시위반제재금 4600만 원을 물게 됐다. 현재 대산F&B는 매매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 시장에서 불투명한 공시로 제재를 받는 상장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1월 2일~5월 14일)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발생한 불성실 공시 법인 지정 건수는 5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건) 보다 24%(10건) 증가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장사 15개, 코스닥 시장에서는 37개가 지정됐다. 코스피 시장 불성실 공시 법인은 1년 전(9개) 보다 6개사가 늘어났으며, 코스닥 시장은 33개에서 37개로 4개사가 더 많아졌다.
사유를 살펴보면 ‘공시 번복’이 26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공시 불이행’ 20건, ‘공시 변경’ 11건 순이다. 한 개사가 여러 이유로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될 수 있기 때문에 지정 사유는 중복될 수 있다. 공시 번복의 경우 유상증자 납입 기일이나 발행 금액 등을 변경하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 이달 코스피 시장에서만 벌써 불성실 공시 법인 지정 예고 상장사가 3개나 나왔다.
다올투자증권(030210)은 진흥기업으로부터 약 356억 원의 공사 대금 청구 소송을 당한 내용을 이틀이 지난 이달 2일에서야 공시하면서 ‘늦장 공시’로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지정 예고됐다. 신풍제약(019170)은 회삿돈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원준 전 신풍제약 대표에 대한 대법원 판결 결과를 늦게 공시(공시 불이행)해 불성실 공시 법인 대상이 됐다.
업계에서는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예고된 상장사는 거래소가 심의 후 확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불성실 법인으로 지정된 상장사는 1년 이내 누계 벌점이 15점 이상이면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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