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2025 현대 N 페스티벌’의 막이 올랐다.
올 시즌은 eN1 클래스가 스프린트 레이스로 변경되며 많은 이목을 끌었을 뿐 아니라 N1 컵과 N2 컵 역시 ‘더욱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며 많은 관람객들이 현장을 찾아 즐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N2 마스터즈 결승에서는 큰 사고가 발생하며 모두를 당황시키기도 했다.
이러한 혼란 속, N2 마스터즈 2위에 오른 김택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먼저 오늘 경기에 대한 소감이 궁금하다.
김택준(이하 김):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고, 그렇게 N2 마스터즈 클래스에서 첫 포디엄에 오르게 됐다. 그런데 오늘은 그런 소감보다는 경기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가 중요한 것 같다.
늘 함께 경쟁하는 관계지만 또 함께 발전하고 노력하는 동료인 만큼 이번에 사고를 겪은 모든 선수들의 쾌유를 빌고, 또 놀라셨을 팀원들, 가족 분들도 빨리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길 바란다.
Q 경기 중 사고가 있었다. 관련된 증상 같은 게 있었을까?
김: 사실 작년에도 비슷한 이슈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만 그렇게 대해 어떻게 말을 하기가 어려운 게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나는 그런 ‘문제적인 증상’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단언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연관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난해와 올해 정말 좋은 컨디션의 차량을 준비해주시고 기술적인 부분에서 우수한 지원을 해주고 계신 팀04 모터스포츠의 모든 팀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동일한 원인으로 인한 것으로 ‘추측’되는 일이 있는 만큼 대회 측에서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원인규명 및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해주었으면 한다. 더 안전한 레이스는 늘 바라는 부분이다.
Q 레이스를 복기해보자. 스타트가 무척 좋았지만 ‘추월’까지는 하지 못한 것 같다.
김: 사실 오늘 스타트가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 1번 코너를 진입하기 전에 이미 정상오 선수보다 앞쪽에 있을 정도로 굉장히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이상의 상황을 만들지 못한 건 내 부족함인 것 같다.
거기서 조금 더 버티고, 또 이겨냈다면 아마 경기 초반을 더 좋은 포지셔닝에서 풀어갈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이번 레이스를 또 다른 교훈으로 삼고 다음에 이러한 기회가 온다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
그리고 이후에 정상오 선수가 다시 앞으로 나설 때 김태희 선수가 정말 좋은 움직임으로 나를 추월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래도 다시 추격하면서 ‘추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레이스를 이어갔다.
Q 김태희 선수를 추월하는 과정이 궁금했다.
김: 레이스 초반에 상위권에서의 움직임이 많은 상태였고, 또 앞으로 많은 랩수가 있었던 만큼 ‘타이어 관리’를 하면서 레이스를 풀어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김태희 선수가 자신이 바라는 것 만큼 ‘움직임’이 좋지 못했던 것 같다.
실제 레이스 초반이 지나고 중반에 접어들면서 몇몇 코너에서 언더스티어를 겪고, 또 주행 라인이 흐트러지며 둘 사이의 간격이 줄었다. 쫓아가는 차량이 앞 차량의 배기열로 페이스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반대가 된 셈이다.
그 상황에 ‘아, 기회가 오겠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들었다. 그때부터 더 냉정히 주행을 하려고 했고 코너에서 크게 벗어나며 추월을 할 수 있었다. 이후 주행 페이스를 끌어 올리며 개인 패스티스트랩까지 달성할 수 있었다.
Q 레이스에 세부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타이어 등의 변화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
김: 일단 작년 규정에 비해 타이어의 절대적인 성능이 낮아진 상태고 그로 인해 N2 컵 전체의 랩타임이 하락한 것을 볼 수 있다. 기록을 떠나 ‘모두 동등한 상황’이고 특별할 것이 없는 만큼 타이어 부분에 다른 의견은 없다.
물론 새로운 타이어를 적응하는 과정에서 점점 기록을 끌어 올렸고 오늘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앞으로 시즌을 치르며 새로운 타이어에 대해 조금 더 파악하고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Q 오늘 레이스를 하며 스스로에게 아쉬웠던 부분이 있을까?
김: 앞서 ‘스타트 상황’을 설명했었는데, 그 부분인 것 같다.
내 레이스를 돌이켜 보면 다른 선수와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상대 선수가 강하게 나오면 내 스스로 조금은 방어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오늘도 그런 모습이 나왔고, 초반 순위 싸움에서 쉽게 물러나 아쉬웠다.
물론 ‘완벽한 레이스카’가 아닌 만큼 작은 접촉이나 충격에도 얼라이먼트 등이 틀어지는 우려가 있어서 그런 것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 레이스를 겪으며 ‘과감성’이 필요한 순간에는 적극성을 보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Q 좋은 시작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김: 지난 시즌까지는 ‘성적에 대한 목표의식’이 과도했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조금 더 즐기고, 즐겁게 ‘잘 타는 모습’을 이어가고 싶다.
그런 ‘긍정적인 마음’으로 레이스 위크를 보내고, 또 예선과 결승에 참여하며 노력한다면 좋은 기록, 그리고 좋은 결과가 이어질 것이라는 마인드로 노력하면서도 즐기는 2025 시즌을 만들고 싶다.
그리고 오늘은 나 혼자서 포디엄에 올랐지만 신찬 선수의 주행이나 기록도 우수한 만큼 다음 올 시즌에는 함께 포디엄에 올라 세레머니를 할 수 있는 순간은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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