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이 미국 정부의 인수 승인을 전제로 US스틸에 대한 투자액을 140억달러(약 19조5000억원)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과 투자 계획 문건을 인용해 일본제철이 기존 27억 달러(약 3조7600억원)였던 US스틸 투자액을 140억 달러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기에는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의 신규 제철소 건설 계획도 포함됐다. 제철소 신설은 일본제철의 기존 계획에 없던 새로운 제안으로 미국 내 철강 생산 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의 대미외국투자위원회(CFIUS)의 심사 기한이 21일로 임박한 가운데, 일본제철이 투자 증액을 내세워 인수 실현을 위한 ‘마지막 호소’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제철은 내수 시장만으로는 사업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2023년 미국 철강 대기업 US스틸을 완전 자회사화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뒤 인수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가 ‘일본 기업에 미국 제조업의 상징인 회사를 팔아서는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고, 인수 안건 자체가 정치 쟁점화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최종 ‘인수 불허’ 결정을 내리자 일본제철은 미국 정부와 관계 기관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조 바이든)가 결정한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 불허’에 대해 재검토를 명령했지만, “어떤 기업도 US스틸 지분의 과반을 가질 수 없다”고 못 박으면서 ‘완전 자회사’를 추진하는 일본제철과 엇박자를 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재검토를 지시한 뒤에도 “US스틸은 미국 역사상 위대한 브랜드 중 하나”라면서 “우리는 일본을 사랑하지만,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US스틸 브랜드를 외국이 사는 것을 나는 받아들이기 좀 힘들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제철은 인수 계획을 발표한 2023년 12월 이후 관련 작업이 정체되자 단계적으로 투자 예정액을 늘려왔다. 지난해 12월 인수 금액으로 149억 달러를 제시한 뒤 지난해 8월엔 14억 달러였던 투자 계획 규모를 27억 달러로 상향했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이달 21일까지 안보 관련 재심사를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15일 이내에(다음 달 5일까지) 인수 계획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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