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초현실주의 화가인 프리다 칼로의 이름을 딴 인공지능(AI) 기반 로봇인 프리다(FRIDA)를 주도적으로 개발한 오혜진 카네기멜런대 로보틱스학과 교수는 로봇의 고도 지능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세계적인 로봇공학자로 통한다.
하지만 세계를 놀라게 한 프리다의 탄생 철학에 대한 질문에 그는 “통증과 좌절을 겪을 때 프리다 칼로를 자주 생각했다”고 답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로봇 분야에서 진보를 이뤄냈다는 의미다. 실제 프리다 칼로 역시 소아마비, 교통사고, 각종 질병과 유산 등 반복된 절망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작품을 통해 표현했다.
오 교수는 연세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한 후 전공과 다른 생소한 분야에 도전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겪은 끝에 창작이라는 인간의 고유 영역을 로봇까지 확장시키는 성과를 이뤄냈다.
오 교수는 학창 시절 초기에는 로봇은커녕 인터넷 계정이 뭔지도 모르는 이른바 ‘컴맹’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우연히 듣게 된 AI 강좌를 통해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 로봇과 AI를 결합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전공을 컴퓨터공학으로 바꾸는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로보틱스와 AI 기술을 통해 ‘사람을 더욱더 사람다울 수 있도록 하자’라는 궁극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를, 카네기멜런대에서 언어정보공학 박사 학위를 땄다.
오 교수는 “안전, 공감 능력, 창의성에 관한 AI와 로보틱스를 통해 현실상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며 로봇 연구에 대한 한결같은 철학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 교수는 현재 세 가지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첫째는 최근 잦은 사고로 인해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난 항공 안전에 관한 것이다. AI 기술로 복잡한 도로와 공항 주변의 안전도를 높이는 게 연구의 목표다. 둘째는 예술과 로보틱의 접목이다. 가상공간에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생성형 AI가 아닌 실제 세상에서 로봇의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실상 생성형 로보틱스’ 연구다. 그림을 그리는 로봇인 프로다 프로젝트로 시작된 이 연구는 현재 도자기, 점토 조각, 파스타 등 로봇의 손으로 만드는 모든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끝으로 거대 데이터에 의존하는 생성형 AI의 한계인 편향성을 바로잡기 위한 활동이다. 이를 위해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한 올바른 데이터 수집을 목적으로 하는 ‘월드컵(WorldCCUB)’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전 세계의 AI를 비롯해 정책 및 교육 관련 연구자들과의 협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She is…
△1969년생 △연세대 생명공학 학사 △컬럼비아대 컴퓨터공학 석사 △카네기멜런대 언어정보공학 박사 △2011년 에이전트다이내믹스 수석과학자 △2016년 미국 국가로봇기술센터(NREC) 로봇 기술 사업 담당 △카네기멜런대 로봇공학연구소 교수 △카네기멜런대 로봇지능연구소(BIG) 디렉터 △라보로(Lavoro)AI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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