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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 "TPD² 차기 플랫폼 준비…난치성 비종양 치료 도전"[김정곤의 바이오 테크트리]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

최근 임상중단은 효율성 제고 차원

혈액암 치료제로 플랫폼 가치 입증

현금 충분…당장 유증 계획은 없어

면역질환제까지 적응증 확대 고민





“신약 개발은 결코 쉽지 않은 길입니다. 오르기 어려운 산을 오르다보면 정상에 못 오르고 다시 밑으로 내려와 새로운 루트를 찾는 작업을 반복하게 되죠. 이번 임상 철회 과정도 그런 과정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정상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내려가기도 해야 합니다.”

이승주(사진) 오름테라퓨틱(475830) 대표는 2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방암 치료제로 개발하던 ‘ORM-5029’의 임상1상 자진 철회 과정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오름테라퓨틱은 최근 유일한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인 ORM-5029의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주가는 공모가 밑으로 급락했다. 이 대표가 임상 철회 배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항체약물접합체(ADC)는 같은 페이로드(약물)라도 링커와 항체가 바뀌면 임상에서 다른 효능이 나타난다”며 “연구개발(R&D) 투입 비용 대비 기대 효과를 종합 검토한 결과 당초 계획보다 이른 시기에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임상중인) 다른 유망한 파이프라인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빠른 결단이 필요했다”며 “한정된 자원 내에서 투입된 자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신약 개발은 물론 기업 가치를 높이는데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신약으로서 성공 가능성이 적은 파이프라인은 최대한 빨리 정리하고 될성 부른 다른 파이프라인에 R&D 자금을 집중하는 것이 회사나 주주들의 이익에 더 부합하는 행동이라는 얘기다. 이 대표는 “LG생명과학과 글로벌 빅파마 사노피에서 근무할 당시 수 많은 임상 과정을 지켜봤다”며 “당시의 경험이 이번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가 서울 강남구 공유 오피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오름테라퓨틱이 이 같은 전략적 판단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창업 당시 오름테라퓨틱은 세포의 성장과 증식 신호를 조절하는 유전자인 ‘케이라스(KRAS)’ 돌연변이를 치료하는 항암제를 개발하던 회사였다. 하지만 R&D 과정이 기대에 못미치자 과감하게 사업 방향을 바꿔 항체분해약물접합체(DAC·Degrader-Antibody Conjugate) 기술 전문 바이오텍으로 탈바꿈했다. 이미 과거에도 ‘선택과 집중’을 위한 오르내림을 했던 셈이다.

오름테라퓨틱은 후속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선택한 혈액암 치료제 ‘ORM-1153’에 당분간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이 대표는 “이번 임상 철회는 항체와 링커의 문제일뿐 DAC 플랫폼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며 “ORM-1153을 통해 DAC 플랫폼인 ‘티피디 스퀘어’(Dual-precision Targeted Protein Degradation·TPD²)의 확장성과 가능성을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말 관련 학회에서 ORM-1153 관련 추가 데이터 공개하고 내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서(IND) 제출할 계획이다.



현재 오름테라퓨틱이 보유중인 현금은 약 1500억 원 수준으로 대부분 R&D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자금이 충분한 만큼 당장 유상증가 등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DAC 신규 페이로드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만일 우수한 파이프라인이 발굴될 경우 기술 이전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가 서울 강남구 공유오피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오름테라퓨틱은 최근 한국연구소장으로 이상현 박사를 영입했다. 이 박사는 TPD 기술의 원조로 불리는 미국 바이오텍 ‘아비나스’ 출신이다. 이 대표는 “이 박사를 중심으로 티피디 스퀘어 기술을 활용한 차기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며 “내년에는 (결과물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오름테라퓨틱은 티피디 스퀘어 플랫폼의 페이로드를 다른 물질(비공개 상태)로 바꿔 다양한 항체와 결합해 적응증을 넓히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기존 항암제 이외의 난치성 비종양 질환이 대상”이라며 “면역질환제로 확장하는 방향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1세대 항암제인 화학요법(chemotherapy) 치료제와 2세대 치료제인 표적요법(targeted therapy) 치료제를 넘어 3세대 항암제인 면역요법(immunotherapy) 치료제까지 구상하고 있는 것이다. 올 3월 주주총회에서 공개된 중장기 비전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항체, 링커, 페이로드를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는 모듈형 플랫폼인 티피디 스퀘어의 강점을 이용해 종양 분야 뿐만 아니라 천식, 아토피 피부염, 캐슬맨병, 루푸스, 다발성 경화증, 류마티스 관절염 등 다양한 비종양 분야 적응증으로 R&D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오름테라퓨틱 사명의 ‘오름’은 순 우리말 ‘오르다’에서 왔다. 이 대표는 신약 개발 과정이 험난한 산을 오르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에 이 같은 이름을 직접 지었다. 이 대표는 “파트너쉽도 중요하고 R&D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임상에서 효능이 잘나와야 한다”며 “임상 과정에서 배운 것을 연구 단계에 잘 반영해 좋은 신약을 디자인할 수 있는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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