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백금을 뛰어넘는 차세대 연료전지 촉매를 개발했다. 향후 연료전지와 같은 고급 에너지 변환 기술에 적용될 수 있는 혼합상 물질의 효과적인 설계 전략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임현섭 화학과 교수와 홍종욱 한국에너지공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팔라듐 셀레나이드 기반의 혼합상 나노구조체를 이용해 산소환원반응에서 기존 상용 백금 촉매보다 우수한 전기화학 성능과 내구성을 가진 차세대 연료전지용 촉매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지난달 1일 게재됐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결정상들이 함께 존재하는 혼합상 물질에서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에 주목했다. 그동안 백금 촉매는 대부분 단일 결정상 중심으로 연구돼 서로 다른 결정상 간의 상호작용이 촉매 성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혼합상 구조가 전자 이동 경로를 개선하고 반응 활성 부위를 효과적으로 형성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점을 새롭게 밝혀냈다.
연구팀은 복잡한 공정 없이 단일 유기금속 전구체를 설계하고 정밀하게 열처리함으로써 다양한 결정상이 공존하는 혼합상 나노구조체를 합성했다. 서로 다른 결정상 간 계면에서의 전자 구조 상호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시너지 효과를 통해 산소환원반응의 반응 속도는 빨라지고 에너지 손실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여러 결정상이 공존하는 혼합상 물질에서 단일상 기반의 촉매보다 높은 효율을 보였다. 1000°C에서 합성된 촉매는 산소환원반응의 반응 전압이 0.931V에 달해, 상용화된 백금 기반 촉매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서로 다른 결정상이 조화를 이루며 전기화학 반응의 각 단계를 최적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실험과 이론 양면에서 입증한 사례”라며 “이 기술은 고성능 연료전지, 메탈에어 배터리, 수전해 시스템 등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분야의 핵심 기술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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