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주한미군 감축을 검토한다는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대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민주당이 공방을 벌였다.
김문수 후보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글을 올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해 "과거 주한미군을 '점령군'이라며 폄훼한 바 있고,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을 '극단적 친일 행위'라고 매도한 적도 있다"며 "지금이라도 과거 (미군) 점령군 발언을 사과하고 한미동맹에 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 후보는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단순한 병력 이동이 아니라 대한민국 안보와 직결된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주한미군 철수가 현실이 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 섞인 전망이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앞으로도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 한미 핵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한국형 3축 체계 고도화 등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새 정부가 출범하면 즉각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주한미군 주둔과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공식 외교 채널을 통해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후보를 겨냥해 "지금 필요한 건 셰셰도, 땡큐도 아닌 국익을 지킬 전략과 실력"이라고 적은 뒤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국 측과 우리 국방부가 그런 논의가 없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며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서로가 가진 동맹에 대한 가치를 중심으로 차분하게 논의할 주제"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조 수석대변인은 "한미동맹의 관점에서 대북 억제력, 동북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위해 주한미군이 차지하는 역할이 명확하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여야의 생각이 다르지 않고, 한미 간 견해차도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이 주한미군 감축 보도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다고 비판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이 외신이 보도한 주한미군 감축설을 이용해 위험천만한 불장난을 벌이고 있다"며 "추정에 기초한 불확실한 보도를 갖고 주한미군 감축을 기정사실화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내란 수괴 윤석열은 12·3 비상계엄으로 한미동맹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는데 김 후보와 국민의힘도 한미동맹을 한낱 정쟁 거리로 삼겠다니 기가 막힌다"며 "한미동맹을 해치는 내란 비호 세력의 행태에 분노한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 2만 8500명 중 4500명을 미국령 괌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오늘은 발표할 것이 없다"고 말했고, 우리 국방부는 "한미 간 논의된 사항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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