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을 위해 칼로리 섭취를 줄이려면 음식에 매운맛을 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감각평가센터 연구진이 성인 1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에서 매운맛 음식을 섭취한 그룹의 식사량이 순한맛 음식 그룹보다 11~18%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국제 학술지 '식품 품질과 선호도'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고춧가루로 매운맛을 약간 높인 음식이 먹는 속도를 늦춰 전체 섭취량을 줄인다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제1저자인 페이지 커닝햄 박사후연구원은 "통제된 실험 조건에서 소량의 향신료를 첨가해 사람들이 더 느리게 먹고 결과적으로 덜 먹는지 시험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고추를 첨가한 소고기 또는 닭고기 요리의 순한맛과 매운맛 중 하나를 제공하고 식사 과정을 고화질 영상으로 녹화해 분석했다. 섭취한 음식과 물의 양, 식사 시간, 분당 섭취 속도, 한 입 크기 등을 정밀 측정한 결과, 매운맛 음식을 먹은 참가자들의 섭취 속도가 현저히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구강 처리 행동의 변화에 기인한다. 매운 음식은 입안에서 더 오래 머물게 되고, 이는 뇌가 포만감을 인식하는 데 필요한 약 20분의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준다. 교신저자인 존 헤이스 식품과학과 교수는 "식사량을 줄이고 싶을 때 고추를 듬뿍 넣어보라. 식사 속도가 느려지고 식사량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주목할 점은 매운 음식과 순한 음식 간 물 섭취량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수분 섭취 증가로 인한 포만감이 아닌 순수한 식습관 변화가 섭취량 감소의 원인임을 입증한다. 연구진은 고춧가루 첨가량을 음식의 풍미를 해치지 않는 범위로 조절해 실용성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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