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고령화 흐름 속 청소년 인구가 40년 전보다 반토막난 반면 다문화학생 수는 10년새 세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음주·흡연 학생 비율은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으나 스마트폰 중독이 우려되는 학생은 40%를 넘겨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성가족부는 5월 청소년의 달을 맞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함께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청소년 통계’를 27일 발표했다. 여가부가 2002년부터 매년 발표하고 있는 이 통계는 각종 국가승인통계에서 청소년 관련 통계를 발췌하거나 재분류·가공해 작성됐다.
올해 청소년(9~24세) 인구는 762만 6000명으로 전년의 782만 4000명과 비교해선 2.5% 줄었다. 2015년의 961만 명과 대비해선 20.7% 줄었고, 1985년의 1397만 5000명과 비교해선 45.4% 감소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청소년 인구는 갈수록 쪼그라들어 2040년에는 456만 7000명, 2070년에는 325만 7000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 빨리 낮아지고 있다. 청소년이 총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985년 34.3%에 달했지만 2015년엔 19.0%까지 줄었고 올해는 14.8%까지 감소했다. 여가부 측은 “2040년에는 9.1%까지 줄어 10% 선이 붕괴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다문화학생 인구는 지난해 전년 대비 7.0% 증가한 19만 3814명이었다. 10년 전인 2014년 6만 7806명과 비교해선 3배 가까이 늘었고 5년 전(13만 7225명)과 비교해도 41.2% 늘었다. 2013년부터 매년 10% 안팎의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는 20만 명 돌파가 확실시된다. 전체 학생에서 차지하는 비율 역시 2014년 1.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8%까지 올랐다.
청소년 흡연·음주 문제는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중·고등학생 100명 중 최근 1개월 내 흡연·음주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3.6% 9.7%으로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0.6%포인트, 1.4%포인트 줄었다. 청소년 음주율이 10% 이하로 내려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스마트폰 중독 문제는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해 10대 청소년 중 42.6%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했다. 2023년(40.1%)대비 2.5%포인트, 2019년(30.2%)와 비교해선 10%포인트 넘게 늘었다.
청소년 정신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평상시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변한 중·고등학생은 42.3%로 1년 전보다 5.0%포인트 늘었다. 또 최근 1년간 우울감을 느꼈다고 답한 중고등학생은 27.7%로 같은 기간 1.7%포인트 증가했다. ‘나는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고 답한 비율도 2021년 75.6%에서 지난해 72.4%까지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조기대선 등 정치적 격랑 속에서도 청소년의 사회참여 인식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중·고등학생 중 ‘청소년도 사회·정치문제에 관심을 갖고 의견을 제시하는 등 사회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답한 학생은 82.1%로 2021년(87.7%) 이후 줄곧 감소하고 있다. 성별로는 여학생(85.9%)이 남학생(78.5%)보다 사회참여 의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은주 여가부 청소년정책관은 “청소년 인구가 감소하고 있지만 청소년을 둘러싼 위기 요인은 더 심화해 정책 담당자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지자체·현장 관계자들과 계속 소통하며 청소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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