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이 구조조정 전문가인 장용호 SK(034730)㈜ 사장을 새 수장으로 선임했다. 대표이사에는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을 임명해 리더십을 전면 교체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례적인 연중 인사로 석유화학 침체와 배터리 성장 정체를 겪는 에너지 사업 리밸런싱에 속도를 높이는 등 고강도 쇄신을 단행한다.
SK이노베이션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장 총괄 사장과 추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박상규 대표이사 총괄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데 따른 조치다. 2023년 12월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을 맡은 박 사장은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이 1분기 446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자 책임을 지고 2선으로 물러났다는 평가다.
박 사장을 대신해 자산 100조 원이 넘는 SK이노베이션의 선장 역할을 맡은 장 총괄 사장은 전략통으로 SK㈜ 대표이사를 맡아 그룹 전체의 리밸런싱을 주도해왔다. 지난해 12월 그는 SK스페셜티를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했고 SK머티리얼즈와 SK C&C가 보유한 반도체 관련 사업을 SK에코플랜트와 SK브로드밴드로 이관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1964년생인 장 사장은 1989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해 에너지 사업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SK이노베이션과 합병한 사내독립법인(CIC) E&S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추 사장은 6개월 만에 통합 법인의 대표이사에 오르게 됐다.
이번 인사를 통해 기타비상무이사로 SK이노베이션 이사회에 참여해온 장 사장이 SK에너지·SK지오센트릭·SK온 등 주요 사업을 총괄하고 추 사장이 대표이사로서 E&S 경영을 전담하는 체제가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 사장은 당분간 SK㈜ 대표이사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을 겸하면서 구조적 불황에 직면한 SK의 에너지 사업 개편과 쇄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다음 달 13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이천 SKMS 연구소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그룹의 리밸런싱 현황 등을 점검한다. 최태원 SK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협의회 의장,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 등 핵심 경영진이 총출동해 SK이노베이션의 구체적 사업 개편 방안을 함께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 사장은 SK수펙스협의회 인재육성위원장은 계속 맡는다. SK이노베이션에서도 일본 사업 담당으로 현지 사업 기회 확보 등에 매진할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