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매해 예측하기 어려운 폭우가 잦아지는 가운데, 서울이나 인천과 같은 대도시가 홍수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포스텍 연구팀은 28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최근 20년간(2002~2021년) 행정안전부가 기록한 전국시·군·구별 홍수 피해 데이터를 분석해 전국의 ‘홍수 위험지도’를 개발한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금까지 홍수 위험을 예측할 때는 전문가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는 '계층화 분석법(AHP)을 주로 사용했다. 해당 방식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뿐 아니라 예측 결과의 신뢰도를 수치로 명확하게 표현하기도 쉽지 않다.
포스텍 연구팀은 AI를 활용해 홍수 위험을 결정하는 네 가지 핵심 요소인 △위해성(비가 많이 오는 정도) △노출성(위험에 노출된 인구와 시설) △취약성(피해를 받기 쉬운 정도) △대응력(대처 능력)을 세분화 하고 이를 AI가 학습하도록 했다. 학습에 활용한 여러 AI모델 중 'XGBoost'와 'Random Forest' 두 모델이 77% 이상의 높은 정확도로 홍수 피해를 예측했으며, 두 모델이 각각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서로 달랐다. XGBoost는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포장면 비율(불투수면 비율)'을, Random Forest는 '하천 면적'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두 AI 모델 모두 서울과 인천 등 대도시를 '홍수 고위험 지역'으로 평가했다. 이는 인구 밀도가 높고 콘크리트 포장 면적이 넓으며, 하천 주변에 건물과 기반시설이 집중되어 있어 피해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홍수 위험에 대한 ‘예측 불확실성’을 수치로 평가할 수 있게된 점이다. 여러 AI 모델이 공통으로 위험하다고 지적한 지역은 방재정책의 우선 순위로, 모델간 엇갈리는 지역은 추가 조사가 필요한 곳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는 한정된 예산으로 효과적인 홍수 대책을 세울 때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AI 분석을 통해 '불투수면 비율'과 '하천 면적'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확인된 만큼,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빗물이 자연스럽게 땅으로 흡수될 수 있는 녹지 공간 확보와 하천 주변 개발 제한 등 자연 친화적 도시 개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최근 환경과학 분야 저널인 ‘환경관리저널(Journal of Environmental Management)’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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