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가 지속되면서 한국이 해외에 보유한 주식과 채권 투자 잔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섰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말 국내 거주자(개인·기관)가 보유한 해외 증권 투자 잔액은 총 1조 118억 달러로 작년 4분기 말보다 176억 달러 증가했다. 매매 등 거래 요인으로 늘어난 금액이 379억 달러에 달했지만 이 중 203억달러가 주식(채권) 가격 하락, 원·달러 환율 하락 등 비거래 요인으로 감소했다. 최근 미국 증시 조정에 평가 금액이 크게 줄었지만 해외 주식 투자 자체는 늘었다는 얘기다.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하는 대외금융부채도 1분기 1조 4328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222억 달러 증가했다. 국내 주식 및 채권 시장 강세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증권 투자 잔액이 크게 불었다.
그 결과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은 전 분기 대비 181억 달러 감소한 1조 840억달러를 기록했다. 5개 분기 만에 규모가 줄었지만 1조 달러대 흑자는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금 흐름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하고 있다. 해외 주식 투자 확대 과정에서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수요가 늘어나면, 달러 수요 증가로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경상수지 흑자로 국내에 유입되는 달러가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및 채권 투자를 통해 다시 국외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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