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NC파크에서 야구팬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구조물인 루버를 수년 전 탈거하고 다시 부착한 정황에 대해 경찰이 과실 여부 등을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는 2022년 말 한 업체를 불러 3루 쪽 건물 유리창 교체 작업을 하고자 외벽 구조물인 루버를 뗐다가 다시 붙였다. 이후 지난 3월 29일 탈착 작업이 있었던 루버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20대 여성 관람객이 머리를 크게 다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다가 사고 이틀 만인 31일 세상을 떠났다. 다른 한 명은 쇄골이 부러져 치료 중이고 나머지 한 명은 다리에 타박상을 입었다.
이 루버는 길이 2.6m, 폭 40㎝, 무게 60㎏가량으로 조사됐다. 창원NC파크 루버 313개(야구장 231개·주차장 82개)는 지난달 모두 철거됐다.
2019년 준공된 창원NC파크는 창원시 소유이고 구장 관리 등은 창원시설공단이 맡고 NC다이노스는 경기장을 위탁 운영 중이다. 공단과 구단이 맺은 창원NC파크 관련 사용·수익허가 계약에는 ‘대규모 수리나 보수 시 공단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고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선조치 후에 지체 없이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NC가 공단에 루버 탈착 등 수리·보수 작업 사실을 전달했는지, 공단이 이를 인지하고 있었는지는 양측 모두 확인하고 있다.
루버 탈착 등 수리·보수 작업 통보가 되고 공단이 이를 인지했더라도 당시 탈착 작업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업체 선정을 어떻게 했는지, 탈착 이후 제대로 된 점검은 있었는지 등을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앞서 루버 작업을 한 업체를 불러 조사한 데 이어 과실 여부 등을 살피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남경찰은 지난 14일 수사관 8명을 동원해 서울 송파구에 있는 한 감리업체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지난달 11일 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 NC다이노스 구단 사무실 등도 압수수색했고 같은 달 25일에는 전북지역에 있는 루버 시공업체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함께 사고 책임 소재 규명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NC는 "루버 탈착 이력을 포함해 탈착 작업 공단 통보 여부 등 내용 전반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NC가 61일 만에 홈경기를 치르는 이날 이진만 NC 대표이사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구단과 주위 환경, 그리고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게 됐고, 더 강한 구단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구단의 역량 강화와 함께,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변화도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며 "야구단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단의 거취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연고지 이전 가능성 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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