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과 천연물에서 추출한 성분이 만성 피부질환인 ‘건선’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치료법의 부작용과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 기대를 모은다.
2일 가천대학교에 따르면 한의과대학 이동헌·조희근 교수 연구팀은 세계적인 권위의 면역학 분야 학술지 ‘Autoimmunity Reviews (IF 9.2, 분야 상위 7.5%)’에 최근 이 같으 내용의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건선은 만성적인 면역 체계 이상으로 피부에 발생하는 면역 매개 염증성 질환이다. 피부에 붉은 반점과 두꺼운 각질이 생기는데 치료가 까다롭고 재발이 잦아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다.
이동헌·조희근 교수 연구팀은 ‘네트워크 약리학’ 예측과 ‘실험적 검증’ 결과를 함께 연결하고 평가해 한약과 천연물 성분이 건선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네트워크 약리학은 컴퓨터 분석을 통해 특정 성분이 인체 내 어떤 경로에 작용하는지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총 44편의 선행 연구를 종합한 이번 분석에서 컴퓨터 예측 결과가 실험을 통해 실제로도 자주 검증됐으며, 특히 IL-17/IL-23, MAPK, NF-kB 등 주요 염증 반응 경로가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다양한 면역 경로를 동시에 조절하는 ‘다중표적 치료’ 방식으로 한약이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동헌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오랜 기간 경험적으로 사용돼 온 한약의 치료 효과를 다양한 AI 기반 분석 기법을 통해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정교한 기전 해석과 양질의 실험 설계를 가능하게 해주는 강력한 도구임을 확인한 사례”라며 “건선과 같이 복잡한 병리를 가진 질환에 대해 정교하고 과학적 근거를 갖춘 한의약 기반 의약품 개발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아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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