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대회 연속 컷 오프를 당하면서 ‘시련의 5월’을 겪던 올 시즌 대한민국 유일의 ‘LPGA 신인’ 윤이나였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라는 기대가 무색하게 신인 랭킹은 10위까지 처져 있었다. 그런 위기 상황에서 출전한 US여자오픈은 그대로 무너져갈지 아니면 다시 신인왕을 향해 새로운 동력을 얻을지를 가릴 시험 무대였을 것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중 가장 코스 세팅을 어렵게 하는 US여자오픈에서 윤이나가 받은 성적표는 공동 14위(이븐파 288타)다. 1라운드 71타로 시작한 뒤 2라운드에서 70타로 선전하면서 첫 톱10을 기대했으나 3라운드 ‘무빙 데이’ 때 79타로 무너지면서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종일 4언더파 68타를 치면서 개인 최고 성적을 냈다. 종전 최고 성적은 공동 16위였다.
비록 첫 톱10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윤이나의 각종 통계는 신인왕을 향한 동력은 물론 남은 시즌 순항할 수 있는 자신감을 되찾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일단 출전자 중 사흘 동안 언더파를 친 선수는 우승을 차지한 마야 스타르크(스웨덴)와 공동 4위를 기록한 최혜진과 인뤄닝(중국) 그리고 윤이나까지 4명뿐이다. 그리고 4라운드 때 기록한 4언더파 68타는 최종일 프로 선수 최저 타수다. 아마추어 키아라 로메로(미국)가 5언더파 67타를 쳤고 최혜진이 똑같이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서 드라이브 거리와 페어웨이 안착률 그리고 그린적중률 세 부문에서 모두 10위 이내에 든 선수는 준우승을 차지한 세계 1위 넬리 코르다(미국)와 공동 9위에 오른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그리고 윤이나까지 세 명뿐이다.
윤이나는 드라이브 거리 5위(268.2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공동 9위(86.00%) 그리고 그린적중률 공동 2위(78.00%)를 기록했다. 다만 퍼팅에서 34위(홀 당 1.86개)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3라운드 때 2.27개(60명 중 58위)로 치솟은 게 수치를 확 높였다.
첫 날 이글 1개를 잡고 대회 최종일에도 이글 2개를 노획한 윤이나는 이번 대회 이글 수 부문에서 당당히 1위를 기록했다. 버디 숫자에서는 13개를 잡고 이 부문 공동 18위 기록을 냈다. 대회 3라운드 때 그린 위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낸 것을 제외하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공동 14위 성적으로 17만 9245달러를 획득한 윤이나는 상금 랭킹에서 지난 주 75위에서 이번 주 43위(29만 5356달러)로 32계단을 껑충 뛰었다. 신인 랭킹도 10위에서 6위로 4계단 올라섰다.
멕시코와 미국을 오고가는 강행군을 했던 윤이나는 6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숍라이트 LPGA 클래식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3연속 컷 탈락 후 US여자오픈에서 개인 최고 성적을 내면서 자신감을 되찾은 윤이나의 신인왕을 향한 본격적인 도전이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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