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의 시내버스 노조 파업이 2일 오후 늦게 극적으로 타결됐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파업은 이날로 엿새째를 맞으며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했으나 노사정이 무기한 협상에 돌입한 끝에 합의에 이르면서 버스 운행이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됐다.
이날 창원시에 따르면 준공영제를 시행 중인 창원 시내버스 9개사 노사는 오후 시 중재 하에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했다. 임단협 타결에 따라 시내버스는 오후 5시부터 각 노선에 차례로 투입될 예정이다. 노사는 임금 인상률, 정년 연장 등 임단협 쟁점사항에 대해 지난 1일 밤부터 협상을 이어가다가 이날 오후 4시께 합의에 이르렀다.
노사는 임금 3% 인상, 정년 63→64세 연장, 출산장려금(자녀 1인당 200만 원) 지급 등에 합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파업은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정기 상여금 반영과 기본급 인상, 정년 연장 등이 핵심 쟁점이었다. 노조는 부산 시내버스의 임금 수준을 요구했으나 회사측과 창원시는 막대한 재정 부담을 이유로 난색을 보여 협상이 지지부진했다.
시는 준공영제 시행 이후 시내버스 재정지원 규모가 2020년 586억 원에서 지난해 856억 원으로 급증했으며, 이 중 약 70%인 190억 원을 운전직 인건비로 지원했다. 시는 노조 요구안이 전면 반영될 경우 연간 1200억 원에 달하는 예산 투입이 불가피해져 재정 감당이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파업 장기화로 시민 불편이 극에 달하면서 시는 결국 노사 간 중재에 총력을 기울였다.
창원시는 전세버스와 관용버스, 임차 택시를 긴급 투입해 교통 공백을 메우려 했으나 출퇴근 시간 기준 운행률은 이날 평소의 38%에 그치는 등 교통대란이 심화했다.
창원시는 이번 협상 타결을 계기로 준공영제 운영 전반에 대한 개선책 마련에도 나설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 불편을 하루라도 줄이기 위해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했고, 노사 모두 결단을 내려줘 감사하다”며 “향후 파업 재발을 막기 위한 구조적 대안도 함께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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