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선 결과에 대해 "한국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모범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미국 내 전문가로부터 나왔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조셉 디트라니 전 미 국무부 대북담당 특사는 3일(현지 시간) 워싱턴타임스 주최 한국대선 관련 화상토론에서 "한국이 진정한 민주주의, 활기찬 민주주의, 탄력적인 민주주의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12.3 계엄을 겪고도 국민투표라는 민주주의 시스템으로 새 대통령을 안정적으로 선출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워싱턴 내 대표 한국전문가인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도 "한국은 탄핵을 겪고도 계속 회복력을 보여줬다"며 "민주주의가 어떻게 기능할 수 있는지 증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크로닌 석좌는 "한국의 새 정부는 경제 회복, 미국 정부와의 협력 등 많은 도전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그는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두 가지 요구를 받을 것"이라며 "하나는 중국의 이익에 영향을 미칠 미국의 대중 탈동조화 조치를 돕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수출 금지, 중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용 금지 등 미국이 여러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크로닌 석좌는 "또 하나는 한국이 자기방어의 부담을 더 많이 지도록 하는 요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당선인은 미국과 철통같은 동맹을 원한다"고 하면서도 "누구와도 적을 만들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는 매우 어려운 균형잡기(Tightrope to walk)"라고 평가했다. 안보에서 미국과 밀접하게 동맹을 맺는다면 북한, 중국, 러시아와는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크로닌 석좌는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한반도의 미래, 한국 국민의 미래에 결정적으로 중요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도전과제가 쌓이고 있지만 외교문제가 이재명 당선인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릴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알렉상드르 만수로프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 당선인은 한국 민주주의 시스템에서 정의를 회복하는 것에 대해 많이 언급하고 있고 한국 경제 활성화에 대해 많이 언급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외교 정책은 낮은 순위가 될 것으로 보이며 매우 유감스러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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