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업계 사이버 보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까르띠에의 고객 개인정보도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까르띠에는 최근 고객에게 이메일을 보내 "권한이 없는 제3자가 까르띠에 시스템에 일시적으로 무단 접근해 일부 고객 정보를 취득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신속하게 대응해 시스템, 데이터 보안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며 "관련 당국에 이번 사안을 공유하고 업계 최고의 외부 사이버 보안 전문가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까르띠에는 이번 해킹으로 이름, 이메일 주소, 국가 등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비밀번호, 신용카드 정보, 기타 은행 정보 등 민감한 금융정보는 어떤 영향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까르띠에는 "이번 사안으로 고객에게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산하 브랜드인 디올과 티파니에서도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조사 중이다.
디올은 지난달 13일 자사 홈페이지에 “외부의 권한 없는 제3자가 당사가 보유한 일부 고객 데이터에 접근한 사실을 발견했다”며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알렸다.
이름, 휴대전화, 이메일, 주소, 경칭(사회적 신분), 구매 상품, 선호 상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티파니 역시 지난달 26일 개인정보와 고객 구매 이력과 수선 요청, 문의 명세를 확인할 수 있는 고유번호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디올은 올해 1월 발생한 유출 사고를 4개월이 지난 5월 7일에 처음 인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개인정보위에 유출 사실을 5월 10일 신고했다. 디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유출 사고가 발생하고 100여일이 지날 동안 해킹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셈이다.
티파니 역시 지난 4월 발생한 유출 사고를 5월 9일에야 인지했고, 같은 달 22일 개인정보위에 신고했다. 지난해 디올과 티파니는 국내에서 각각 9453억 원과 3779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에서 최근 몇 년간 눈에 띄게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반면 개인정보 유출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한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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