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날인 4일 지주·증권·에너지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자금이 기존 한국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조선·방산 업종에서 이 대통령의 정책과 관련 있는 업종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양상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스퀘어(402340)(13.78%), 한화(000880)(10.75%), CJ(001040)(9.23%), 두산(000150)(6.47%) 등 지주사 관련 종목이 6.41% 상승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주 뿐만 아니라 미래에셋증권(006800)(9.99%), 한국금융지주(071050)(7.44%), 키움증권(039490)(5.91%), 교보증권(030610)(5.52%) 등 증권주(5.70%)와 HD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1.34%), 그린케미칼(083420)(4.40%), SK이터닉스(475150)(1.94%), 한화솔루션(009830)(4.68%) 등 재생 에너지 관련 종목도 상승세다.
이날 주식 시장에서는 그간 강세를 보였던 조선(-0.49%), 방산(-0.01%), 전력(-1.58%) 업종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이재명 대통령의 정부 정책 수혜주와 글로벌 트렌드가 맞물리는 업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코스피는 저평가 영역에서 벗어나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3000 시대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지주사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상법 개정안 추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공약했던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여기에 △집중투표제 활성화 △'쪼개기 상장' 시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신주 우선 배정 △자사주 원칙적 소각 등이 포함됐다. 그간 소액주주와의 이해상충 발생 등 문제로 저평가됐던 지주사가 주목받으며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 부양을 강조한 만큼 증권 업종도 수혜주로 주목 받고 있다. 증시 부양책이 시행되면 주식 거래량 증가에 따라 증권사들의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향상, 외국인 투자 여건 개선 등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생 에너지도 정책 테마주로 시장의 관심을 받으며 강세다. 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에너지 정책을 총괄할 기후에너지부 신설, 친환경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태양광·풍력 보급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영향으로 보인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석탄발전소의 조기 폐쇄를 통한 재생에너지 대체와 전력망, 전력기기 설치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련한 국내 업체들은 최소 5년간 달라진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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