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미국 대선 국면과 이어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초기 '브로맨스'를 연출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정면충돌했습니다. 머스크는 지난 대선 때 자신의 공로를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배은망덕하다"고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미쳐버렸다"고 공개적으로 원색적 비난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의 머스크 기업에 대한 보조금, 계약 취소를 시사했고 테슬라 주가는 급락했습니다. 이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트럼프, 머스크 기업 보조금 중단 시사…테슬라 주가 14%↓
우선 5일(현지 시간) 상황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한 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머스크가 자신의 감세 법안 등 국정 어젠다를 반영한 예산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에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나는 일론을 많이 도와줬다"며 "그는 개인적으로 나에 나쁘게 말하지 않았지만 그것(나쁘게 말하는 것)이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보도되는 중에 머스크는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반격에 나섰습니다. 머스크는 "내가 없었으면 트럼프는 선거에서 졌을 것이고, 민주당은 하원을 장악했을 것이다. 아주 배은망덕하다"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또 "미국에서 실제로 중간에 있는 80%를 대표하는 새 정당을 만들 때가 됐나?"라는 질문과 함께 엑스 이용자에 찬반을 묻는 온라인 설문도 올렸습니다. 미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머스크가 신당 창당론을 띄웠다"는 제목을 뽑았습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재반격에 나섭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내가 그에게 떠나라고 요청했고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전기차를 강요하는 정책을 빼앗았다"며 "그리고 그는 미쳐버렸다"고 거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아울러 "우리 예산에서 수십억달러를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끊는 것이다. 나는 바이든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게 늘 놀라웠다"고 적었습니다. 이 여파로 테슬라 주가는 14% 넘게 빠졌습니다.
“머스크, ‘측근 NASA 수장’ 지명 철회가 분노 직격탄”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갈등은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감세 법안을 공개 비판하면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부상했습니다. 머스크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임기 종료를 기념하는 고별식을 열어준 후 나흘 만인 지난 3일 "이 엄청나고 터무니없으며 낭비로 가득 찬 의회 지출 법안은 역겹고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4가지 요인으로 분석을 했습니다. 우선 감세법안에는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 축소안이 담겨 있는데 이는 테슬라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이에 테슬라 측은 세액공제와 기타 테슬라 관련 사안을 위해 24만달러의 로비자금을 들였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아울러 머스크는 소위 '특별 정부 지원'으로 백악관에서 근무하며 법령에서 해당 직위에 부여한 130일의 기한을 넘겨 그 직책을 유지하려 노력해왔지만 결국 백악관 관계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미 연방항공청(FAA)가 머스크의 스타링크 위성 시스템을 국가 항공 교통 관제에 사용하기를 원했지만 정부는 이해상충, 기술적인 이유로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외에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 측근인 재러드 아이작먼 NASA 국장 지명자의 지명을 철회한 것이 결정타였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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