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자극에 사람처럼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누군가가 뒤에서 건드리면 눈이 커지며 놀란 감정을 표현하는 식이다. 이 같은 기술은 향후 감정 교감이 중요한 반려로봇 등 소셜(사회적) 로봇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이희승 디자인학과 교수 연구팀이 눈과 움직임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그 반응이 시간에 따라 바뀌는 적응형 로봇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로봇 분야 권위 국제학회 ICRA에 채택돼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연례 학술대회 ‘2025 ICRA’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은 눈 모양과 색상, 움직임의 조합으로 총 6가지 감정을 표현한다. 단순히 감점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머리를 쓰다듬거나 두드리는 외부 자극에 반영해 감정 표현을 바꿀 줄 안다. 기본적으로 쓰다듬기는 긍정, 두드리기는 부정적인 자극으로 인식된다. 가령 갑자기 로봇을 두드리면 로봇은 눈이 커지고 몸을 뒤로 젖히는 동작을 하며 놀란 감정을 표현한다. 또 사람처럼 같은 자극을 반복해서 받을 경우에는 이에 적응해 더 이상 놀라지 않는다.
연구팀은 감정을 고정 상태가 아닌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벡터’로 해석해 로봇 제어 모델에 반영했다. 강한 자극은 감정 벡터의 크기를 빠르게 키우고 약한 자극은 서서히 반응을 변화시키도록 제어하는 방식이다.
이 교수는 “이 기술은 감정 변화 흐름까지 구현해 사용자가 로봇을 생명체처럼 느끼게 만든다”며 “반려 로봇이나 정서 지원 기술 등 다양한 인간 중심 로봇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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