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스텐트'라고 불리는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은 지 1년도 안되어 암이 발견됐다면 수술은 언제 하는 게 좋을까. 암 초기이고 출혈 관리만 가능하다면 가급적 빨리 수술을 하는 게 낫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텐트 시술 직후 출혈 위험이 높다보니 최소 6개월에서 1년 뒤로 암수술을 미뤘던 기존 관행을 바꿀 만한 결과여서 주목된다.
삼성서울병원 김홍관·이정희 폐식도외과 교수와 최기홍 순환기내과 교수, 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연구팀은 스텐트 시술 환자의 암 수술 시점에 따른 예후 차이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8∼2018년 사이에 스텐트 시술 후 암 수술을 한 환자 3621명 중 스텐트 시술 1년 내 암으로 진단돼 1개월 이내에 수술을 받은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로 나눠 예후를 살폈다. 그 결과 암수술을 빨리 한 환자들의 암 재발률이 30%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스텐트 시술한 지 1년이 되지 않았더라도 암이 초기이고, 출혈 관리가 가능하다면 암이 진행되기 전에 빨리 수술하는 게 암의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기존 가이드라인이 정한 6개월보다 수술을 앞당겨야 하는 사례는 다학제 접근을 통해 신중히 가려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조언이다.
실제 이번 연구에서 스텐트 시술 후 6개월 내 수술한 암 환자의 출혈 위험은 24%, 심근경색 위험은 112% 증가했다. 기간을 넓혀 12개월 내 수술한 경우라도 그보다 늦게 수술한 사람보다는 발생 가능성이 컸다.
강단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전국 단위 분석으로 임상적 의미가 크다”며 “관상동맥중재술 시술 환자가 대개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암에 대한 부담을 덜 방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홍관 교수는 "암 치료와 심혈관계 안전성 사이의 균형을 위한 환자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며 "내과, 외과, 혈액종양내과 등 다학제 협진을 통해 최적의 시기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의 공식학술지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최근호에 실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