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런정페이가 자사 인공지능(AI) 칩 ‘어센드’의 성과를 미국이 과장하고 있다며 “화웨이 칩은 여전히 미국에 한 세대 뒤처진다”고 말했다.
10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면에 실린 인터뷰에서 런 CEO는 어센드 칩에 대한 미국의 수출통제 조치의 영향에 대해 “중국에서 칩을 만드는 회사는 많고 다수 기업이 잘하고 있으며 화웨이는 그중 하나”라며 “미국은 화웨이의 성과를 과장했다”고 밝혔다. 그는 “화웨이는 아직 그렇게 대단하지 않으며 열심히 해야 그들의 평가에 도달할 수 있다”며 “우리 칩은 여전히 미국보다 한 세대 뒤처져 있다”고 몸을 낮췄다. 기술 개발에 대한 어려움을 묻자 “언제는 어려움이 없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중국은 중저급 칩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중국의 수십, 수백 개 칩 회사가 모두 아주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화합물반도체에서 기회가 더 크다”고 말했다.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한 발언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기초연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런 CEO는 “매년 1800억 위안(약 34조 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는데 그중 약 600억 위안(약 11조 원)은 심사조차 하지 않고 기초연구에 배정한다”며 “(기초) 이론이 없으면 진전을 이룰 수 없고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화웨이의 첨단 칩 제조 노력과 관련해 런 CEO가 공개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공산당 기관지에서 이례적으로 기업인 인터뷰 기사를 게재한 것은 미국과의 기술 전쟁에 임하는 중국의 각오를 대변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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