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시장감시위원회 직원들과 자유롭게 질의응답을 하며 불공정거래 근절 의지를 강력히 드러냈다.
11일 1시간 가량 진행된 간담회에는 저연차 직원 55명을 포함해 약 80명이 참석했다. 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등 청와대 핵심 참모진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김홍식 시장감시위원장도 동석했다.
특히 첫 질문자로 나선 감시심리부 과장이 “긴장된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편하게 해요. 형이다 생각하고요”라며 분위기를 편안하게 이끌었다.
이 대통령은 이후 직원들과 자유롭게 질의응답하며 주식 시장의 불공정 거래 근절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한 과장급 직원이 “미공개정보 이용 거래를 규제할 때 기준이 되는 언론 보도의 범위를 현실화해달라”고 요청하자 이 대통령은 “너무 당연한 얘기 같다. 근데 안 되고 있다”며 시행령을 바로 고치도록 즉석에서 지시하기도 했다.
공매도 문제에 대해서는 “MSCI(선진국 지수) 가입을 위해 필요한 제도지만 이를 악용하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어 “개인투자자 눈물, 콧물을 빼가며 법이 정한 명확한 불법을 저지르는 기관들은 대한민국에서 사업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대통령은 김용범 정책실장에게 증권선물위원회 제재의 속도를 높이고 수위를 강화하는 방안을 직접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불공정거래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를 마치며 “저도 아주 오래된, 지금은 휴면 개미”라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IMF 경제위기 전후 주식투자로 큰 손실을 본 경험을 털어놓으며 “주변에 한국 주식시장 투자를 권하는 말을 차마 못 하겠더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다 바꿔야 한다. 투자할 만한, 길게 보면 괜찮은 시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투자 수단이 부동산밖에 없다”며 “국장으로 되돌아오는 건 지능 순이라는 얘기가 나오게 하면 주식시장이 빠르게 정상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후 용산 대통령실 구내식당에서 기자들과 ‘깜짝 번개 오찬’을 가져 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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