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12일 밝혔다. 챗GPT의 등장으로 네이버와 같은 전통 검색 엔진이 힘을 잃고 있는 가운데 AI 에이전트를 통해 글로벌 AI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이날 서울 강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D2SF 강남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버티컬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우선 네이버는 연내 AI 브리핑 노출을 약 20% 수준으로 확대하고 금융과 헬스케어 등 다양한 주제에 특화된 AI 브리핑을 순차 도입할 예정이다. AI 브리핑 유형도 확대한다. 해외 문서 번역 및 요약, 긴 영상 핵심 요약 등 다국어 지원 및 멀티미디어와 결합한 형태도 선보인다.
네이버는 보유한 풍부한 콘텐츠와 버티컬 서비스의 장점을 살려 △공식형·멀티출처형 △숏텐츠형 △플레이스형 △쇼핑형 등 다양한 유형으로 AI 브리핑을 출시하며 타 서비스와 차별화를 꾀한다. 김재엽 네이버 검색 플랫폼 리더는 “정보, 쇼핑, 로컬, 금융 등 각 주제별 데이터베이스(DB)와 서비스가 결합된 버티컬 검색의 강점을 살린 AI 브리핑은 다양한 에이전트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향후 사용자의 검색 과정을 하나의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한 맞춤형 통합 에이전트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AI 탭(가칭)’도 새롭게 선보인다. AI 탭은 통합검색에서 별도의 페이지 형태로 노출되며, 내년 중 출시 예정이다. AI 탭에서는 연속 대화 등을 통해 사용자 맥락을 보다 깊게 이해하고, 추론과정을 통해 예약, 구매, 결제 등 최종 액션까지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예를 들어, AI 탭에서 ‘5살 아이와 제주도 갈 만한 곳 추천해줘’ 라고 입력하면 플레이스 에이전트를 통해 질의 맥락을 고려한 다양한 장소들이 추천된다. 추천된 장소를 선택해 코스를 요청하면 네이버 지도 상에서 최적의 동선을 안내한다. 이후 일부 코스 수정을 요청할 경우, 전체 동선과 아이동반, 주차 등 맥락을 고려해 대체 장소를 추천하고 예약까지 연결해 준다.
아울러 네이버는 AI 검색 환경에서도 콘텐츠 창작자에게 더 많은 기회가 갈 수 있는 내부 프로젝트인 ‘AI 하이라이트 프로젝트(가칭)’를 준비 중이다. 일례로 AI 브리핑에 인용된 창작자 콘텐츠를 배지로 강조해 콘텐츠 유입을 유도하거나, AI 검색에 최적화된 출처들을 모아 소개하고 카페 가입, 이웃 맺기, 유료구독 등을 바로 할 수 있는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UX)을 구상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에 맞서기 위해 인프라 투자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 리더는 “질의분석 및 요약, 문서분석 등 각 태스크에 적합한 다양한 형태의 검색 거대언어모델(LLM) 라인업을 세분화하여 구축하고, AI 검색에 필요한 콘텐츠 확보를 위한 적극 투자를 통해 검색 품질을 높일 계획”이라고 전략 투자 방향성을 설명했다.
김재엽 리더는 “네이버는 국내 사용자에 대한 가장 깊은 인사이트로 통합검색이라는 독보적인 검색 모델을 통해 검색 시장을 지켜왔고, AI 검색에서도 버티컬 에이전트를 특화시키며 끊김없는 검색 흐름을 제공할 수 있는 통합 에이전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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