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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대변인' 한두희 변호사 “의료사고 입증책임 환자에 불리…도움 줘야죠"

■'환자 대변인' 1기 한두희 변호사

법률대리인 아니지만 법적·의학적 조력

의료분쟁조정법 제정 관여 인연 참여해

"의사 형사책임 완화 요구는 경청해야"

한두희 법무법인 선린 변호사가 1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의료 분쟁 조정 사건에서 환자에게 법적 조력을 제공하는 ‘환자 대변인’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의료사고 사건에서 환자들은 지식과 정보, 관련 자료를 다 갖고 있는 의료진에 비해 불리합니다. 환자들을 대변해줄 사람이 필요한 이유죠.”

정부가 발표한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접수된 의료 분쟁 조정 사건에 대해 법적·의학적 조력을 제공하는 ‘환자 대변인’ 제도가 지난달부터 시행되고 있다. 현재 변호사 56명이 2년 임기로 활동 중이다. 그 중 한 명인 한두희 법무법인 선린 변호사는 1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환자 대변인’은 환자의 법률 대리인은 아니지만 조정 사건에서 조정위원들에게 핵심 주장을 빨리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여러 형태로 유연하게 도움을 주면서 존재 자체로도 실질적·심리적 도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 대변인은 환자가 사망하거나 한 달 이상 의식불명에 빠지고 중증 후유 장애 피해를 입은 경우 당사자와 그 가족에게 법률 상담·자문 및 주요 쟁점과 그 결과를 검토해 준다. 법률 대리인이 아니기 때문에 서류를 직접 제출할 수 없고 조정 기일에 출석도 못하지만 의견서를 쓸 때 도움을 줄 수 있다. 한 변호사는 “위자료 청구액이 피해에 비해 적다고 생각되면 상향하도록 권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2011년 의료분쟁조정법 제정 당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근무하며 실무적으로 깊이 관여한 인연으로 이번 환자 대변인 모집에 응했다. 이전에도 10여 년간 의료 소송 변호사로서 활발히 활동한 이력도 있다. 최근 의료 소송 경향에 대해 한 변호사는 “배상액이 점점 고액화하고 있는데 필수의료 분야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최근 대구지방법원은 골막천자 검사를 위해 진정제를 투여하는 과정에서 소아 환자가 숨진 것과 관련해 병원 측에 4억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한 변호사는 “환자와 가족들을 만나보면 스스로 풀리지 않는 쟁점 사항들을 찾아서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현재 환자 대변인으로 활동 중인 사건에서도 처음 만났을 때 환자 가족들이 이미 쟁점이 될 만한 것, 따져보고 싶은 것들을 다 도출해 놓았다고 한다. 그는 그러면서 “가족분들이 잘 대응했다고 생각하면서도 ‘내가 조금 더 서류를 다듬으면 조정위원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반면 의사들은 의료사고에 따른 ‘사법 리스크’가 필수의료 인력 이탈로 이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변호사는 “민사적 배상은 어떻게든 할테니 적어도 형사적 책임은 경감해달라는 의사들의 주장에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필수의료 분야는 사고 위험이 높은 만큼 배상 청구액도 높아지는 추세다. 그는 “감옥 가기 무서워서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못하겠다고 하면 환자이기도 한 국민의 손해”라고 덧붙였다.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접수되는 의료 분쟁 조정 신청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000건가량이다. 소송을 내면 1년 이상 걸리지만 의료분쟁조정법상 조정 사건은 최대 90일 안에 마무리하되 최대 30일까지 1회 연장할 수 있어 4개월을 넘기지 않는다. 게다가 소송 비용이 어마어마한 만큼 최대한 환자에게 유리하면서도 조정이 성립되는 비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은 게 한 변호사의 바람이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한 변호사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환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많이 받아서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답했다. 어차피 환자 대변인을 맡은 사건은 조정 불성립으로 법정 소송까지 가도 이를 수임할 수 없다. 활동으로 받는 수입도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임하면 좋을 수준으로 낮다. 그는 “환자 대변인이 없을 때와 비교해 대화가 수월했고 일도 훨씬 잘 해결됐다는 말을 듣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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