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 2명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1명은 중상을 입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강남소방서에 따르면 13일 오후 1시 2분께 은마아파트 배수관 교체 작업을 하던 50대 남성과 60대 남성이 흙에 매몰됐다. 지하에 묻힌 배수관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토사가 쏟아지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작업자 중 60대 남성은 어깨까지 매몰된 상태로 의식과 호흡이 없는 채 발견됐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오후 1시 31분께 남성을 구조해 심폐소생술을 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약 1시간 뒤 사망했다. 경상을 입은 50대 남성은 하반신이 매몰된 채 오후 1시 15분께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은 이들이 공사 현장에서 지하 약 1m 깊이에 묻힌 하수관을 뚫기 위해 흙을 파낸 뒤 내려가 막힌 하수관을 점검하던 중 벽면의 흙이 무너지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현장 감식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공사 관리자 등 3명을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수사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은마아파트 7동에 5년째 거주하는 A 씨는 “아이와 함께 사고 현장을 목격했는데 충격적이었다”며 “노후된 아파트에서 안전 관리가 제대로 안 된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거주자 김 모 씨는 “아파트가 오래돼 1년에 두세 번은 배수관 공사가 있다”며 “공사가 잦은데 안전장치가 갖춰져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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