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이달 22일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미래 지향적 관계로의 발전을 모색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18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 중인 캐나다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16일 주한일본대사관 주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기념 행사에 보낸 영상 축사를 통해 “한국과 일본은 격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함께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할 중요한 파트너”라며 “두 손을 맞잡고 더 나은 미래로 함께 나아가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주변국 관계도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도 19일 주일한국대사관 60주년 리셉션에 참석해 한일 미래 협력 관계에 대해 언급할 예정이다.
한일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상호 신뢰부터 다져야 한다. 일본은 지난해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관한 우리 정부의 지지를 요청하면서 약속했던 조선인 노동자 전시 및 추도식 관련 약속 등을 온전히 이행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다시는 신뢰를 깨는 일이 없도록 과거사에 대해 진정한 반성과 사죄의 자세를 보이고 우리 국민들이 납득할 수준으로 과거사 청산을 위한 기존 약속을 실천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도 대일 정책을 둘러싼 국내의 소모적 진영·이념 갈등을 넘어 국익을 추구하는 실용 외교를 펴야 할 것이다.
글로벌 경제 패권 경쟁이 가열되고 국제 질서가 요동치면서 한일 관계는 한층 더 중요해졌다. 양국은 미국의 관세 폭탄과 주한·주일 미군 역할 조정론 등과 관련해 각각 경제와 안보를 지켜야 하는 이웃 나라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위협 및 북중러 밀착,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등 복합 위기에도 함께 노출돼 있다. 한일은 공통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기반으로 협력 수준을 크게 격상해야 한다. 특히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을 재추진하고, 인공지능(AI)·반도체·우주·에너지·자원 개발 등 전략산업 공조 범위를 넓혀야 할 것이다. 한일 양국이 아픈 과거를 딛고 경제·안보 측면에서 서로 이익을 공유하면서 미래 지향적 파트너로 함께 나아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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