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문화강국’ 성공을 위해서는 중앙 일변도에서 벗어나 전국이 골고루 발전하는 지역 문화 생태계를 제대로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중앙과 지역의 협력이 필요한 데 ‘지역 문화재단’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광역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 문화재단 연합체인 한국지역문화재단총연합회(한지총)의 김갑수 회장은 1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문화예술의 지방 확산을 위해서는 지방 문화 담당자들의 역량 강화가 중요하고 이것이 앞으로 한지총의 중요한 과제”라며 “정부도 예산 확대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해 달라”고 덧붙였다.
문화 생태계라는 것은 창작자가 문화예술 작품을 ‘창작’ 또는 ‘제작’해 경영으로서 ‘유통’하고 소비자들이 ‘향유’하며 기업 등이 ‘후원’하는 4박자 시스템을 말한다. 김 회장은 “지방의 예술가들이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지방 관객들은 볼만한 작품이 없다고 불만”이라며 “지역 내 예술가들을 키워 작품을 만들고 이를 전국적으로 유통시키는 것이 한지총의 일이고 중앙 정부도 도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화재단’은 지자체가 문화 육성을 위해 만든 기구다. 1997년 광역으로 경기문화재단, 2001년 기초인 부천문화재단이 각각 처음 설립됐고 이후 전국으로 확산됐다. 현재 한지총 소속으로 광역 17개, 기초 135개의 문화재단 회원이 있다. 김 회장은 3월 한지총 제2대 회장에 선출됐다. 그가 대표로 있는 충북문화재단의 활발한 활동과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로 보인다. 그는 문체부 관료 출신으로 해외문화홍보원장, 기획조정실장 등 요직을 거쳤다.
역대 정부는 지역 균형 발전과 함께 지역 문화 균형을 강조했고 새로 들어선 이재명 정부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는 심각한 불균형을 배경으로 한다. 지역 문화재단의 성과를 묻는 질문에 김 회장은 “문화재단이라는 조직이 중요한 역할에 비해 잘 알려지지 못한 점도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가 한지총 회장직을 맡게 된 이유라고 한다.
현재 전국의 문화재단 종사자는 총 1만 명, 연간 예산은 2조 원으로 추산된다. 이들 자원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 회장은 취임 후 올해 한지총의 사업으로 지역 간 우수 프로그램 교류·협력 사업, 지역상생·문화동행 페스타, 지역 문화 종사자 아카데미 등을 들었다. 지역 작품을 다른 지역으로 유통시키고 문화재단 종사자들을 보다 나은 문화예술 기획 인력, 즉 예술경영자로 키우겠다는 취지다.
지역 문화계의 기대는 크다. 김 회장이 충북문화재단 대표로서 쌓은 평판 때문이다. 그는 2023년 충북문화재단 대표로 취임해 청주 충북도립극단과 서울 인사동 충북갤러리 등을 통해 지역 문화를 키웠다. 그는 “지역 예술을 뒷받침할 조직과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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