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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탈출' 한국 유학생 "우리 집에도 폭탄 떨어질까 무서웠다"

폭격 당한 테헤란.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에서 탈출한 한국인 유학생이 현지 상황을 전했다.

3년째 테헤란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국 유학생 정시훈(29)씨는 1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작년처럼 하루로 그치겠거니 했는데 폭격이 멈추지 않아서 탈출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작년에도 이스라엘이 폭격한 적이 있어서 처음엔 많이 놀라진 않았는데 날이 지날수록 폭격이 더 심해졌다. ‘우리 집에도 폭탄이 떨어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두려웠다”고 말했다.

이란에 거주하던 우리 국민과 이란인 가족 등 20명은 지난 17일 정부 지원 속에 이란 북부와 접해 있는 투르크메니스탄으로 대피했다.

정 씨는 이스라엘이 처음 공습을 시작한 지난 13일 새벽 3시 30분께 놀란 후배들의 목소리에 잠을 깼다며 약 15분 뒤 휴대전화로 한국 대사관의 영사 공지 문자가 왔고 이스라엘의 테헤란 공습이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폭격이 사흘째 되던 지난 15일 그는 차를 간신히 빌려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450㎞ 떨어진 이스파한에도 다녀왔다고 했다. 그곳의 대학으로 단기 언어연수를 온 후배 1명이 폭격에 발이 묶였기 때문이다.

정 씨는 “이스파한까지 하루종일 왕복하면서 폭격을 맞은 정유 시설 등이 보여 긴장했다”며 “목숨을 걸고 이스파한에 다녀왔다”라고 말했다.



정 씨에 따르면 지난 17일 새벽 테헤란에서 탈출하는 버스를 타기까지 나흘간 테헤란 상공엔 드론과 전투기 소리, 대공포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정 씨는 “작년과 달리 테헤란 도심까지 공습당해 피해가 아주 심각했다. 겁이 났지만 후배들과 일부러 농담하면서 두려움을 잊으려 했다”며 테헤란 시민들은 의외로 차분하면서 여유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식료품, 생활필수품 사재기 같은 혼란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테헤란 남쪽으로 피란하면서 도로가 몇 시간씩 막히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지난 16일 이란 국영방송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을 맞아 생방송이 중단되면서 놀란 테헤란 시민들이 서둘러 피란길에 올랐다고 한다.

정 씨는 후배 4명과 함께 17일 새벽 한국 대사관이 마련한 버스에 올라 1박 2일간 육로를 달려 1200㎞ 떨어진 투르크메니스탄 국경에 18일 밤 도착했다.

정 씨는 잠시 한국으로 귀국했다가 다시 테헤란으로 돌아가 공부를 하고 싶다며 “교민의 안전을 위해 헌신한 이란과 투르크메니스탄에 주재하는 한국 대사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애국심도 절로 생겨났다”고 전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향후 2주 안에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백악관이 19일(현지 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2주’는 이란에 핵포기 결단을 하는 최종 시한을 설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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